엄마랑아빠랑은어떻게결혼했어요?라고.
데이트
서울에잠시살아봐서너도알겠지만,연말이되면모두약속이많아진다.
나도퇴근후집으로바로가는날이거의없었다.
그런데이상하게도,
그해12월은달력에빈칸이드문드문있었고,스케쥴이꽉차지가않았어.
잘됐다고생각했다.왜냐하면직장동료나친구들,학교선후배들과몰려다니며허구한날술퍼마시는것이
지겨워졌기때문이다.
대신,이겨울에는"진짜"가나타나길은근히기다리고있었다.
퇴근무렵,
사무실창밖의부산한거리풍경을보면서,집으로바로갈까아니면친구와다방에라도들렸다갈까
생각하고있는데전화가왔다.
"지금이은행에와있습니다.일다봤는데,얼굴한번볼까요?"
그남자였다.
수위실에서기다리던그는나를한일관으로데려갔다.
나는만두국을시키고,그청년은떡만두국을시켰다.
대학때서울로올라온경상도청년.그럴수도있겠다고생각했다.
"우리부모님은다이북분이라서명절이나행사가있으면무조건만두국과빈대떡이예요."
말은그렇게하고있었지만,
한일관에서만두국,이건내가상상했던연말데이트의세팅이아니었다.
나는만두국을반쯤남겼다.
조금먹는척내숭떠느라고그런것이아니라,숟갈로자른만두반토막이목구멍에넘어갈때마다목이자꾸
메었기때문이다.내가왜여기에이렇게앉아있는가?굴욕과같은감정이불끈불끈치밀었다.
아,이건아닌데…정말…
만두국먹고,다방에들렀다가,버스정류장에서헤어졌다.
그남자는택시를잡아주는척도안하고바로,
"상도동가는버스가여기있지요?"했다.
"네.저혼자갈게요."
데려다주겠다는것을사양하고혼자버스에올랐다.기분이잡채가되었다.웃기는nom.
"다시는안만날거다…"
***토달기
-당시에는자가용이아주귀한시절이라서,젊은남자가여자를집에데려다줄때대개는택시를탔었다.
오래사귄애인들은버스도타고,걸어다니기도했지만,우리처럼선보고만나는사람들은남자가당연히
택시로바래다주었어.
그리고,
-한일관은할머니가좋아하는음식점이었다.나도좋아했지만,주로점심시간에만갔어.
데이트할때는한번도거길가보지않았다.
그때,나는잘알지도못하는그떡만두국남자와같이
버스를타고털털거리며집으로돌아가고싶지가않았었다.
지금도,
엄마는남자에게대접을잘받을때,세상이아주좋게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