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1Q81 (2)

"애플"이일본말로뭘까?

동경에서일주일을머물렀다.
전기밥솥과유모차를사러긴자거리에있는백화점에들어가는데,예쁜여직원들이90도각도로절을하며

맞아너무당황해서나도맞절을할뻔했다.

당시의한국백화점에서는상상도할수없는풍경이었기때문이다.

그림:칼랄슨브리타

우리를긴자다이이찌호텔에남겨두고남편은매일동경사무실로출근을했다.
호텔에남은나는,매끼니아이들먹이는것이제일큰일이었는데,특히5개월된막내의이유식이제일

문제였다.그래서사과를갈아먹이려고했는데,일본말로사과가뭔지몰라"애플"이라고하니아무도

알아듣지를못했다.

일본사람이영어를못한다는말은들었었지만,호텔직원들까지도"애플"을못알아들을줄은몰랐다.
할수없이,
호텔식당에가면혹시있을까하고아이셋을데리고식당으로갔다.
스파게티를시켜두아이에게나눠주고,막내에게우유병을물리고있는데,작은딸이국수가락이잘집어지지않는다고징징거리기시작했다.큰딸은이미손으로집어먹기시작했는데,언니가자기것을뺏어먹는다고작은딸이울기시작했다.

테이블과카펫바닥에국수가락이널려지기시작하고,

큰아이는옷과얼굴에온통소스범벅을하고,

작은아이는울기시작하고,

막내는우유병을자꾸밀어내며몸부림치고있었다.
나는정신이하나도없었다.
어떻게방으로돌아왔는지알수가없었다.내몫으로시킨스파게티는손도못댔다.

아이들목욕을시키느라탕속에집어넣었는데,욕실이너무작아서꼼짝도못할정도였다.
겨우씻기고나니목욕탕이물바다가되었는데,아무리하수구를찾아도없어서수건으로그물을다짜서

닦아내며호텔욕실을말끔히청소해주고는힘이들어널부러져있는데,남편이돌아왔다.

말도하기싫었다.
하루종일굶었다고했더니,술한잔사준다고나가자고했다.

드디어그가내기분을풀어주는방법을터득한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을재워놓고호텔근처의작은술집으로가서정종과사시미를먹고돌아왔다.
지금생각하니어떻게아이셋을호텔방에놔두고나갔는지믿어지지가않는다.

생전처음나가보는외국,
일주일동안동경에있으면서몸무게가5킬로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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