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학교에총격사건이난지일주일이되어간다.
"약을먹으면두주일만에낫고,안먹으면보름만에낫는것이감기래요."
이사건후유증도두주일만지나면나아지려나…
살아남은교수가TV인터뷰를했다.
등돌리고앉아있던여섯명은총을맞았고그건너편마주보고앉았던여섯명은피할수있었다는말을들으니
진저리가쳐진다.
월요일아침,
쓰레기를내다놓으러나갔던남편이살얼음판에서미끄러졌다.
손바닥과뒷머리를부딪쳤는데,약을발라주며병원엘가자고했더니괜찮다고고집을부렸다.
"어떻게아픈데?"
"그냥넘어져서정신이없는거야.괜찮아."
잠시정신을잃었었고,집안까지어떻게들어왔는지생각도안난다고하며,의자에앉아끙끙거리면서도
계속괜찮다고만한다.이것저것물어봐도다괜찮아,괜찮아.
그러면서도어지럽고머리가아파말하기싫다고했다.
"머리가어떻게아픈데?"
"괜찮을거야,조금만있으면…"
참다못해내가소리를버럭질렀다.
"지금어디가어떻게아프다고나에게말해놔야혹시라도나중에병원에가서말못하게되면내가해줄것아냐!"
이렇게윽박질러서겨우’졸린듯하고어지러운듯’하다는고백을받아냈다.
정말왜그렇게고집을부리며말을안하는지알수가없었다.
병원에안가겠다고또고집을부렸다.
그날은공휴일이고길이미끄러워서인지훼밀리닥터가쉬었다.응급실에는가봤자엑스레이찍고진통제만잔뜩
줄것같아안갔다.
다음날,의사만나보고마음편히쉬자고달래서병원엘갔다.
훼밀리닥터에게도보나마나증상을제대로말안할것같아내가진찰실까지쫓아들어갔다.
예상했던대로,
의사는시티스캔을찍어봐야안다고큰병원의응급실로보냈다.
응급실대기실에앉아있으려니아픈사람이너무많아내가병이날것같았다.
그병원은지난주총격사건으로한바탕바빴었던곳이다.그래서기분까지울적해졌다.
등록하고30분,
혈압재고30분,
다시대기실에서30분
시티스캔찍으러가서1시간,
또대기실에서30분,
드디어의사를만나기위해응급실침대방으로갔다.이번에는나도들어갈수있었다.
"누가환자입니까?"
의사가들어서며남편과나를번갈아본다.의자에멀쩡하게앉아TV뉴스를보고있는응급실환자는
우리밖에없는모양이었다.
시티스캔검사결과는이상없음.
의사가나간후,간호원이들어와간단한퇴원(?)수속을하고걸어나왔다.
모두들휠체어나들것에실려들어가는응급실에서’걸어들어갔다가걸어나오는’환자는우리밖에없는것같았다.
아무튼,
거기서다섯시간을보내고남편을옆에태우고집으로돌아오는데마음이쓸쓸했다.
우리가늙었다는것이,그리고곁에아무도없다는것이.
이것이앞으로미국에서살아가야할우리의노후모습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