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을걷다보니두릅나무가많이보였다.
문득소리울님이버밍햄에있을때골프장에서두릅나무를보았다는말이생각나서일단하나만따가지고
전문가(?)박선생에게전화를걸었다.
"나무에가시가있어요?있으면진짜이고없으면개두릅이예요."
가시가있는것같지않았다.그러면그렇지…
그연습장에도한국사람이제법많은데진짜두릅이라면그냥놔둘리가없지…
내가섭섭해하는기색을보이니까박선생이,
"두릅따기에는이미철이좀지났지만,그래도한번가봅시다.이따3시에만납시다."
두릅이있는장소는서로안알려주는것이이곳한국사람들의불문율임에도,박선생은토요일오후의시간을
흔쾌히내주었다.
골프연습장에서바로바비큐하는장소로갔다.
난독증(dyslexia)환자를위한모금바비큐다.
난독증을가진사람을환자라고해야하는지모르겠지만,난독증은여러증세가있어한마디로정의하기가어렵다.내가아는난독증이란글자를거꾸로읽거나반대로읽은것이다.
예를들어GOD를DOG로읽는것과같은것.
그외에도여러상태가있고,그것이유전적인지후천적인지도원인이다다르다.아무튼,
이곳에디스렉시아후원단체가새로생겨서,난독증판별을무료로해주기위해바비큐모금행사를하는것이다.
바비큐그릴이마치화물차같다.
오래된프로판가스탱크를개조해서만들은스모커라고한다.
미국은곳곳에이와같은크고작은봉사단체들이있어소리없이빛과소금의역할을한다.
사실,7불짜리바비큐를팔아봐야얼마가남겠는가?그래도이들은이런행사를벌려난독증에대한사람들의관심을끌어모으는것이다.
체격좋은남부아저씨들이골프장에가는대신여기와서닭을굽고있었다.
통닭반마리와콜슬로(양배추샐러드)와베이크드빈,그리고빵한쪽.
포장해서들고일단연날리기장소로이동했다.
중국인교회에서연날리기대회를시작한지어언3년이되었다.
올해는우리미국교회에서도적극적으로참가해서온동네에광고를뿌리고준비를했다.
연날리기에너무좋은날.공원의곳곳에서는축구경기와야구경기도벌어지고있었다.
문득,
칼리드호세이니라는작가의"KiteRunner"라는소설이생각났다.
그는아프가니스탄이민자이다.변변한놀이가없는그곳에서연날리기는중요한행사였다.
그러면여기는어떤가?
바람을정면으로맞아가며연을띄우려는젊은이들은별로없다.시간만나면모두컴퓨터나게임기에달라붙어
있으려한다.그래서인지참가자들이거의어린애들과부모들이다.
정면으로바람을맞아야띄울수있는연.
연날리기는,
얼굴탈까봐안달을하는한국엄마들에게는말도안되는미련한놀이일것이며,
아이들과놀줄모르는한국아빠들에게도어색한놀이가될것이다.
아이들은?
그래도,
하늘을나는연을보면마음통이커지는것같다.꿈이높아지고…하늘은너무푸르러그품에서는모든연들이다아름다워보인다.
그중가오리연이제일잘뜨고보기도좋다.
어린애와중년의백인남자가열심히연을띄우려하고있었다.
아버지와딸인지,할아버지와딸인지그관계가잘구별이안되었다.
사진을몇장찍어이메일로보내주었다.고맙다고답장이왔다.
그리고교회를한번방문하겠다고했다.빙고!
일반시민들도많이참석했는데,각자솜씨껏연을만들어왔다.
이동네의상징인로켓트도있고,매,흑조,미키마우스…’아이러브벤조’는없었다.
연날리기를마치고,
박선생을만나두릅을따러갔다.
테네시강옆의잡목숲이었는데,한시간쯤운전하고갔다.
경치가좋아서그냥풍월이나읊고싶었는데,그래도목적은달성해야지…
예상대로,
이미누가다따가고없었다.따간자리에새순이나오려고하고있었다.
더깊이숲속으로들어가니키가큰두릅나무꼭대기에많이자란두릅이있었다.
골프채로가지를잡아당겨땄다.
골프채로덤불도치고두릅나무도잡아당기다니,골프채를생산적으로도사용하는구나.
타이거는매끈한풀밭에서골프채를휘두르며표호하는데,
우리는잡목덤불속에서골프채를휘두르며두릅을딴다…하하.
제법많이땄다.비닐백으로하나가득땄다.
피곤해서그냥내버려두었다가다음날다듬었다.
여린것은데쳐서먹고,자란것은된장에버무렸다가밀가루입혀부침개하면맛있다고해서그렇게했다.
밀가루가없어콩가루를썼다.
하루에네가지다른일에참석하는것이쉽지않은데,어쩌다보니그렇게했다.
골프,바비큐,연날리기,두릅따기.
얼굴은물론까맣게탔지만,바쁜하루를건강이받쳐주어기분이좋다.
***사진이더이상안올라가서그냥등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