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의뮤직가든(MusicGarden)에들렀다.
일명요요마(Yo-YoMa)가든이라고도불리우는이뮤직가든은
바하의첼로스위트에서영감을얻어
첼리스트요요마와조경디자이너쥴리매서비(JulieMesservy)가협동하여만든정원이다.
뮤직헤드폰세트를빌리러공원사무실에갔더니아무도없어서
음악이없는채로한바퀴돌고나왔다.
이정원을디자인한메서비는이렇게말했다.
"바하는자연에서영감을얻고,
요요마는바하의음악에서영감을얻었습니다.
저는요요마가연주하는바하음악의해석에서영감을얻었구요.
사람들에게는각자다른마음의정원이있지요.그정원들을이뮤직가든에끌어내고싶었습니다."
바깥세상의수많은정원을보며감탄하고즐거워하고,
그속에서사랑의시를읊으며또한고독의멍멍함도맛보았지만,
정작
내마음속의정원을들여다볼생각은못하고있었다.
내마음의정원이라…
그속에는무슨꽃이심겨져있으며,
어떤새가날아와지저귀며,
어느바람이살랑거리고지나가고있을까?
씨는잘뿌려지고,흙은잘덮여있을까?
물은잘뿌려지며,싹은잘자라고있을까?
"얘,이리와서여기에손좀얹어봐.사진좀찍게."
작은딸을불러돌맹이에새겨진설명문에손을얹으라고했다.
딸은그큰손을수줍게얹었다.
"조금만더일찍나에게오지그랬어?"
손이작았던첼로선생님은딸의큰손을보며그렇게말했었다.
첼로와내딸이세상에서가장멋지게보이던시절.
내마음의정원에는갖가지음악이울려퍼졌고,
나의꽃나무들은그속에서어여쁘게잘자라주고있었다.
그때
우리는달라스변두리에살고있었는데,
첼로선생님을못찾아고등학생이될때까지딸에게제대로된레슨을시킬수가없었다.
그러다가훌륭한선생님을찾게되어고속도로를한시간씩달려가레슨을받곤했었는데…
지금은활을놓아버린딸의손을바라보며아쉬움에마음이찌릿해온다.
그때는내마음에정원이있는지없는지생각도못하고살았지만,
돌이켜보니분명내마음의정원에는
아름다운꽃들과나무,비뿌린후에뭉클하고올라오던흙냄새도있었다.
나이가든지금의정원은어딘가쓸쓸하고심각하다.
지는꽃이남기는씨앗을받아휴지에싸서서랍에넣으며
내년봄에잊지말고뿌려야지다짐도하고,
누렇게시들어가는들깨줄기를뽑아내며
씨를안뿌려도더많이나오는그질긴생명에경외감을갖기도한다.
인간이자연공간을인식하는과정에는여러가지가있는데,그중하나가동굴이라고했다.
"우리는보호된동굴안에서바깥세상을본다."그말을생각하며나는,
동굴처럼기른나무밑에앉아동굴밖의세상을보는척했다.
"사진좀찍어줘."
거기서남편이찍어준사진이너무잘나왔다.
나답지않게잘생겨서깜짝놀라며문득,나다운내가좋다는생각이들었다.
그래서딸이찍어준다른사진을블로그에올렸다.
첼로탓인가?
마음의정원을잘가꿔서그런가?
조경사가뮤직가든에의미를부여하듯,나도내모습에의미를부여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