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아가라강을건너카나다지역에는포도밭이많았다.
그래서인지와이너리도많고그곳은관광의주요코스가되고있었다.
나이아가라지역은온도와습도가포도재배에적합하다고하는데,
특히아이스와인을많이생산한다.
아이스와인은
나무에서포도가얼때까지기다렸다가하룻밤동안에수확을해서포도주를만든것이다.
얼은포도로바로즙을짜야하기때문에
짧은시간에노동력을집중하기위하여온동네가품앗이에나선다고한다.
"사람들이추운밤중에일하려고해요?"
"그러니까,자다말고전화받는멍청이들이나일하러나오지요.하하."
가이드하는아가씨가호탕하게웃었다.
와이너리투어에1인당5불씩내면와인도몇잔마실수있다.
그때마신아이스와인맛이괜찮아나중에스토어에사러들어갔더니
200ml한병에80불.(보통와인병은750ml.)
그동안딸이사다주는것만마셔서그렇게비싼줄도몰랐다.
포도가얼도록기다리는동안수분이점점빠져포도알은작아지고
그대신당분이많아지기때문에맛은달지만포도주양이적게나온다고했다.
그래도비싸다.
도대체몇백만원짜리와인은어떤인간들이마실까…
그동네에서제일유명한와이너리레스트랑에갔다.
그집은브런치가유명한데,
토론토에서들어오는길이너무막혀서브런치예약시간을놓치고,디너를할수밖에없었다.
브런치는1인당55불.다섯코스가나온다고했다.
그러나
디너는다섯코스에80불,일곱코스는110불이라고했다.
거기다와인한잔에30불이라는데…
그래서할수없이코스는포기하고그냥메인디쉬한개씩만시켰다.
그것도40-50불씩했다.
작은딸생일축하디너이기에그녀만다섯코스디너와샴페인을시켰다.
아들은요즘유행한다는칵테일을한잔시키고나머지는셋은아이스워터.
"아까와이너리에서실컷마셨으니까괜찮아…"
그러나,
포도밭을바라보는테라스에앉아비싼프랑스요리를시켜놓고냉수라니…
망서리다그냥딸의샴페인을한모금마시는것으로참았다.
분위기가좋아서그런지아들이프랑스의보르도에갔던이야기를꺼냈다.
그는거기서프로포즈를하고약혼을했는데,우리는아직그이야기를못들었던것이다.
아들의이야기가무르익어갈때,
코스를시킨딸의첫번째에피타이져가나왔다.사진을찍었다.
"그래서요…저녁을먹고마을로다시돌아가는데…"
아들은계속이야기하고있었고,
두번째,세번째코스가나올때마다나와작은딸은사진을찍느라정신이팔려
아들의이야기에집중하지를못했다.
"엄마,쟤얘기좀들어보세요."
큰딸이주의를주었다.
나는깜짝놀라,
"그래,그래야지!"
그러나아들은이미입을다물어버리고말았다.아뿔사!
남편의스테이크는고구마두쪽썰어온것같았다.
아들의양고기는큰접시네귀퉁이에깍두기네쪽얹혀있는것같았다.
딸이시킨파스타는딱한숫갈나왔다.
내가시킨스켈럽은세쪽,리조토라는쌀죽위에얹혀나왔다.
우리는디너를앞에놓고놀란채조용히먹기시작했다.
너무쬐끔주네…
참,
서로이것저것한쪽씩맛본다고나누느라잠시부산했었다.
아들의프러포즈이야기는클라이맥스를앞두고끝나버렸고,
음식은사진만남긴채황급히사라지고,
우리의디너는허기진채로끝났다.
웨이트리스가빵을한번더갖다주어서나와남편은그것으로빈속을채웠다.
포도밭너머로긴여름햇살이점점시들어져갈즈음,
다정한연인들이들어오며테라스를채우기시작했다.
우리는연극구경을가기위해일어섰다.
무엇을놓고가는것같아나는일어선자리를자꾸뒤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