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집에있던미아가홈스테이로옮겼다.
미국에온지두달만이다.
처음만났을때그애가하던말이생각난다.
"미국사람들은왜비데를안써요?"
"글쎄…그런데,한국사람들은왜비데를쓰지?"
비데에앉아있는여인들,18세기
미아는,
점잖게말해서그집에서나온것이지,사실은쫓겨난것이나다름없었다.
말을안들으니까한국에서엄마가와서직접교육을시키라는뜻이었는데,
이웃의다른한인이맡아주어,내어보낸사람만이상하게되었다.
그아이의일로나도덩달아마음이뒤숭숭했는데,
뭐,다른집아이일가지고내마음까지복잡하냐고?
그럴것없다는것은나도잘알지만,
나도조카를맡아기르고있는입장에서그들과의문화적,교육적가치관의차이를
쉽게메꿀길이없었기때문이다.
"우리애는중학교때일등을했어요."
그엄마의말이다.
"그래요?제조카는충청남도에서일등을했는데요."
나도맞장을놓는다.
일등은무슨일등.
요즘은공부못하는애들이조기유학을많이오는데,
공부를못해서도망오는것이라는거,나도다안다.
아이폰
"우리아빠가전화값낼거예욧!"
오래전에고등학교여학생을데리고있었는데,
학교갔다오면바로전화기를붙잡고국제전화를하느라저녁밥먹기도거부할정도였다.
그애는말끝마다우리엄마가하랬어요,우리아빠가돈준댔어요,하며
내말은하나도안들었다.
부모는한국에서전화로딸을리모트컨트롤했다.
그때이후내가깨달은것은,
많은틴에이저들이거짓말을아주잘하고,
그러면서도부모대신자기집의디시전메이커(dicisionmaker)노릇을하고있다는것이었다.
그래서,
한학기가끝나자나는부모더러데리고나가라고했다.
우리가정까지그아이에게끌려다닐수가없었기때문이다.
리모트컨트롤부모.
그들은한국의안방에앉아미국에있는아이교육을시킨다고하지만,
사실은자기네들이아이들에게컨트롤을당하고있다는것은모른다.
"디즈니월드?뉴욕?그래그래,보내주지."
겁도없이뭐든지들어준다.
겉으로는안들어준다고큰소리치는부모도결과는마찬가지다.
차사달라면사주고,돈보내라고하면보내고…
내고등학교클라스메이트중에한국의유명한신문재벌친척이있었다.
1960년대,
그애는도시락밥위에소세지를가득얹어왔는데,
김치냄새가진동하던교실에서그녀가도시락뚜껑을열고
유유히소세지와장조림,계란부침등을먹으면
우리는흘끔흘끔쳐다보면서도부잣집아이는저렇게먹는가보다…인정했었다.
그렇다고나머지아이들이결코주눅이들거나그아이를미워하지는않았다.
소세지.
그소세지는미국사람들이한국사람들보다훨씬전부터먹었을진데,
미국사람들은그거먹으며자랑같은것안한다.
마치내부잣집친구처럼…
그런데,
김치만먹는동네에서나할자랑을21세기한국사람들은미국에와서한다.
비데,아이폰,알록달록한골프바지…
미아를내보내면서내친구는,
"다우리가부족해서그런거지요."했다.
우리가부족하긴뭐가부족해?
더이상그아이에대해서생각하고싶지않다는그마음은알겠지만,
그아이와부모가,
미국사람은역시부족하구나,라고오해할까봐겁난다.
미국사람깔보다가큰코다친다.
***사진은위키피디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