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자기골프장클럽하우스에서옥터버훼스트를한다고우리를초대했다.
작년에도초대하더니,올해도열명의친구를초대해서풍성한가을을실감하게해주었다.
요즘은누가놀자고하는것이제일반갑다.
옥터버훼스트는역시맥주시음부터.
작년에체코에가서돼지다리뜯으며마시던맥주맛이생각이나서
체코맥주를한잔마셨다.시원하고달달하니맛있었다.
소세지가정말맛있었다.
짜지도않고기름도별로없는담백한맛,그래서반쪽더먹고…
디져트는전혀달지않으면서도맛있는파이들과치즈케익.
그리고향기그윽한커피.
골프장의클럽하우스는나름대로의품격과맛이있다.
독일돈까스슈니츨
"송창식아시죠?"
우리중가장연장자인A박사에게송창식을아시느냐고물었다.
"송창식?들어본것같긴한데…"
"아,왜우리젊었을때’트윈폴리오’라고통기타가수있었잖아요."
"????"
송창식을모른다는것은신세대이거나외국인이거나둘중의하나다.
우리엄마도아는데,
미국에온지40년이넘은A박사,미국인이되었나보다.
"저희집에가셔서’2부순서’해요.너무너무재미있는디비디구해놨거든요."
오늘의호스트S교수가말했다.
와인과안주가풍성한그집.
노래방기계까지있어완벽한2부순서장소다.
"추석특집에조영남,김세환,송창식,윤형주가나오는프로가있었거든요.
‘놀러와’라는프로인데,그거빌려다놨어요."
놀러와?
그래서우리는놀러가서’세시봉친구들’을만났다.
"낭패?평생이낭패예요."
웃는지우는지모르는얼굴로송창식이말했다.
정말뭐라표현해야할지모를그런모습이되어나타난송창식.
시골영감도아니고,도사도아니고,광대도아니고…
낭패감.
낭패와낭만의차이는무엇일까?
사회적기준이마음에안들어침묵하고있다고,
사회적세련됨이없어은둔하고있다고,
낭만의송창식이낭패의송창식이되어말한다.
알것같다
(뒤에나오는다른가수의노래와영~안맞지만,혼자부르는것을찾을수없었다)
송창식에비해김세환은머리숫만약간적어진모습으로나왔는데,
아직도달콤하고어리광이섞여환갑넘은할아버지처럼안보인다.
기가쎈형님들의말주변에끼어보려고애쓰나자꾸튕겨나간다.
형님들보다편하게살았구나…
그런데,
이사람들왜이렇게웃기고울리는거야?
원로가수들의장례식에서그들의히트곡을부른다면,
황금심의장례식;알뜰한당신,무슨까닭에그렇게되셨나요
고운봉의장례식;울려고내가왔던가,웃으려고왔던가
블루벨즈멤버의장례식;잔치잔치벌렸네
이런추세라면,
조영남의장례식에는당연히,구경한번와보세요(화개장터)가될것이다.
그래서,
조영남은자신의장례식에부를새곡을녹음해놓았다고한다.
이름하여모란**(제목을잊어버렸다.)
아…저들도어느덧죽음을생각하는나이가되었구나…
그들은모두시인,철학자,예술가였다.
조영남이윤동주시인의"서시(序詩)"에곡을붙여서불렀다.
"저도형님(윤형주의육촌형이윤동주시인)의시에곡을붙여보고싶었어요.
그래서제아버님께여쭤보았더니’시도노래다’고하셨지요."
詩도노래다!
"그런데,영남이형,그곡은왜히트가않되지?"
푸른파도를가르는흰돗단배처럼
그대그리고나
낙엽떨어진그길을정답게걸었던
그대그리고나
흰눈내리는겨울을좋아했던
그대그리고나
때로는슬픔에잠겨서한없이울었던
그대그리고나
텅빈마음을달래려고개를숙이던
그대그리고나
우리헤어져도서로가그리운
그대그리고나
갑자기조영남이이노래를부르기시작했는데,
목이막혀오기시작했다.
아…
정말주옥같은명곡들을그들은태어날때서부터불러왔던것처럼술술불렀다.
영혼의울림같기도하고,인생을관조하는것같기도하고…
친구야,
그리고네가좋아하는’웨딩케익’도불렀어.
우리들의청춘의초상.
사랑,슬픔,혼돈,희망,그리고지금은추억…
눈도못떼고그들의수다와노래를들으며웃다울다했다.
"아름다운날들이여,사랑스런눈동자여,
오,오오오!오란C!"
윤형주가작곡한CM송이다.
파인애플의상큼한맛,청춘의맛도있었지.그땐.
2부순서를마치니자정이다되어가고있었다.
뭉클한감동이아직도가시지않았는지모두들멍하니앉아있는데,
마치타임켑슐을타고3-40년전으로돌아갔다온것같은느낌이었다.
밖으로나오니,
반달이떠있는맑은하늘에가을바람이가슴을싸아하게뚫고지나간다.
그’세시봉친구’들을성공한인생이라고부르고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