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잘덮고자라."
"네,고모,고모부님도이불잘덮고주무세요.아,어른에게도이렇게말씀드리는건가?"
중얼거리며윗층으로올라가는제이슨의뒷모습이외로워보인다.
허그라도한번해줄걸그랬나…
날씨가추워져제이슨이윗층으로잠자리를옮겼는데,
나는층계올라가기도귀찮고,우리애들에게도다정하게보듬어주지않았던성질이라서
그저주의사항(?)만주고말았다.
제이슨엄마,
내겐’싸가지없는’올케이지만,
아들에겐자기를왕자님처럼받드는둘도없는다정한엄마일것이다.
그들은친척하나없는지방도시의2베드룸작은아파트에서오손도손살았으니
짐작컨데그모자간의정은각별할것이다.
오늘처럼찬비가주룩주룩내리는날이면그래서엄마가많이보고싶겠지…
"아…형이랑누나랑빨리왔으면좋겠다."
추수감사절에내려온다는사촌형과누나들을손꼽아기다린다.
사람이그리운모양이다.
어제는교회에다녀온후동네를뛰고싶다고했다.
우리동네는내가사진을찍고또찍는아름다운단풍이있는동네이다.
나도따라나가고싶었지만문득혼자걷고싶은것이아닐까하는생각에참았다.
무서운고모.
오로지"공부열심히해!"라는말만하는고모.
쇼핑센터나극장에한번도안데려가는고모.
그고모를떠나혼자걸으며생각에잠기고싶을지도모르지…
"고모,이잠바너무두껍지요?"
"얘,미국애들은여름에긴코트,겨울에짧은티셔쓰입고다니는애들이야.
아무거나네체온에맞추어입어!"
학교갈때마땅한옷을고르느라오래망설이는것을알면서도나는그렇게말한다.
학교친구들이많이입은’NorthFace"’라는상표의잠바를입고싶은데,
"그런비싼걸?안돼,"라고잘라버릴까봐말도못꺼내고눈치만보는그심정을알고는있다.
자기엄마에게라면사달라고떼를썼을지도모르지.
또엄마라면마음약해서벌써사줬을지도모르지…
평소내가너무바른소리만해대는게아닌가반성이될때도많지만,
우리아이들에게도그랬으니까…하며그냥지나치곤했는데오늘문득,
이나경님의블로그를보며아차,싶었다.
아이들은문을열고들어서며"엄마!"를찾는다.
이불을덮어주고머리한번쓰다듬어주면아무리큰녀석이라도얼굴에흐뭇한미소가번진다.
너이거잘먹지?하며반찬한점을더주면아주으쓱해한다.
가엾은제이슨,
공부는공부이고,
무뚝뚝한고모랑살려니쓸쓸한가을날엄마생각이많이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