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는할아버지무릎에누어동화책을읽고있었다.
그러면서가끔씩할아버지의주름진얼굴을톡톡건드린다.
그리고자기얼굴도한번씩만진다.그러더니,
"할아버지,하나님이할아버지를만드셨어요?"
"음…아주오래전에…"
"저두요?"
"그럼,너는바로얼마전에만드셨지."
손녀는할아버지얼굴과자기얼굴을번갈아만져보더니생각에잠기며,
"하나님솜씨가점점좋아지는것같아요,그렇지요?"
추수감사절이다가오는데,사람들의표정은밝지가못하다.
성경공부그룹의미국아줌마들도꺼떡하면눈물바다라서아예티슈상자를돌린다.
실직,이혼,암,애들이속썪이고심지어손자들까지떠맡아사는이야기…
손녀가할아버지의무릎을베고동화책을읽는장면은,이젠정말동화책에나나올법한
전설이되어가고있다.
"어떻게해야미국이이경제난국을헤쳐나갈수있을까?뭔신통한일안생기나?"
"누가PC같은것을발명해서세상을다시한번놀라게한다면모르지…"
"PC를미국에서처음만들었던가?"
나는너무당연한것을깜짝놀라며묻는다.
"암치료제나나왔으면좋겠다."
"밥안먹고살수있는약은안나올까?"
"그건좀…먹는즐거움이없어지잖아."
우리부부의아침밥상은미국과세계경제를위한염려와아이디어로꽉찼다.
페이퍼타월한장이너무커서반으로쪼개쓰고있었는데,
어느날반쪽사이즈가마켓에나왔다.그러나요즘은그것도쪼게쓴다.
"이거말렸다가다시부엌바닥닦을때써라.그릇닦던것이니깨끗하잖니?"
알뜰하게사시는외숙모댁에가면우리아이들은바짝긴장을한다.
설거지를깨끗이해야하는것은물론,페이퍼타월도빨아서다시써야하기때문이다.
무비자시대가되어한국에서온돈많은사람들덕분에
미국큰도시의한인타운경기가그나마지속된다는기사를보았다.
여기시골도한국에서온사람들은도무지돈걱정을안하는것같다.
"가진것이라고는돈뿐입니다."
어떤사람들은자랑처럼,농담처럼말하기도한다.
신기하다.그리고,걱정스럽다.
나는’소비가미덕’인시대에손가락질당할정도로궁상을떨며살아서그런지,
지금’소비가두려움’인시대에는오히려편히살고있다.
예전보다더써야할것도없고,그렇다고안쓰려고애쓰는것도아니지만,
자식들의장래를생각하면세상돌아가는꼴이자꾸마음에걸린다.
그래서아이처럼,
"하나님솜씨가점점좋아지는것같아요,그렇지요?"
그렇게믿고싶다.
세상이,경제가점점좋아지는것같아요,그렇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