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에들어서니천지가눈으로하얗게덮여있었습니다.
거기다,
달까지휘영청밝아서마치판타지소설에나오는난장이동네를지나가고있는것같았습니다.
그동안바빳던알라바마의일상들이마치갖빠져나온시골장터일들처럼생각되는군요.
추수감사절휴가가끝나자,조카제이슨의밴드컨서트가12월초에있었습니다.
"좀떨려요."
"그동안풋볼경기장한복판에서연주도했으면서뭘그러니?"
문득제가대학일학년때,응원단기수로나갔던생각이났습니다.
미니스커트를입고운동장한가운데섰는데눈앞이캄캄했더랬지요.
제이슨은하나도떨려보이지않았지만,
북소리가잘안들리는걸보니무척조심하고있는것같았습니다.
제이슨의학기말시험때문에그후두주일은집에비상이걸렸습니다.
다행이시험을잘보았다고합니다.그래서시험끝나는날부터우리는밀렸던행사를시작했습니다.
우선,성탄절선물쇼핑을해야하는데정말"돈쓰기도너무힘들다"입니다.
작년보다올해는쇼핑몰에사람들이훨씬많았습니다.
달라를마구찍어내서그런가…한편으로는걱정도됩니다.
새로생긴’88부페’라는음식점은정말눈이돌아갈정도로음식이많습니다.
장소도아주넓고,손님도바글바글합니다.
갈때마다한두가지씩만맛보기로작정하고서도(예를들어롤초밥과히바찌,아니면조개삶은것과생선찜…등등으로)그러나항상이것저것더먹습니다.그래서체중이몇킬로늘었습니다.
모두들집에서차리는것보다거기가서각자입맛대로먹는것이낫다고해서,
집에서음식을안차리고손님을거기로모십니다.
단체손님이가도12명정도는금새자리를만듭니다.과연중국인답게장사를너무잘해요.
거길,한주일에두번이나갔습니다.
젊었을적에는신춘문예땜에그랬는데,이제는헨델의’메시아’땜에그럽니다.
그래서,
올해도내쉬빌심포니와합창단의메시아공연을보러갔습니다.
왕복5시간의거리이니까정말마음의설레임이없이는못할짓이지요.
그러나남편과조카가순순이같이가주었습니다.친구두분도초대했구요.
지난여름집중호우로내쉬빌심포니의로라터너컨서트홀이물에잠겼습니다.
그때스타인웨이피아노가몇대물에잠겼다고도했는데,시설이아직도복구가안되어
이번메시아공연은전쟁기념관에서했습니다.
장소와소프라노가수가별로였습니다.
그러나할렐루야합창에서는일어난다는것을조카가알았고,
맨마지막의’아멘’합창은정말감동적이었습니다.
정말,"주여,속히오시옵소서!아멘!"소리가저절로나왔습니다.
돌아오는길에맥도날드에들려커피를사고,새벽2시가거의다되어집에도착했습니다.
교회에서돌아오자마자곧"LivingChristmasTree"라는
다른큰교회에서하는성탄절행사를보러갔습니다.
사람들이직접크리스마스트리처럼만든높은나무위에올라가노래를부르는아주독특한공연입니다.
시작한지20여년되었다고하는데,저는이번에처음가봤지요.
전날본’메시아’보다규모가훨씬잘짜여있었습니다.
저녁에는우리교회의크리스마스칸타타와연극에참석했습니다.
제가성가대원이거든요.성가대원평균연령이65세쯤될까요?
그래서목소리가잘안나오지만그런대로괜찮았다고합니다.
끝나고친교가있어스낵을먹으며수다떨다가집에왔습니다.
피곤해서아무것도하기싫었습니다.그래서그냥놀다가짐도안싸고잤는데,
꿈자리가뒤숭숭하더라구요.
월요일,
워싱턴으로떠나는날입니다.
아침에느즈막이일어나면서,
"사람나고여행났지,여행나고사람났냐!"
자동차로갈거니까짐꾸리는대로떠나면되니까요.
그러나남편눈치가좀보이긴했습니다.
아무튼,
밥남은것,반찬남은것,쵸콜렛과과자,과일남은것을다줏어담고,
옷도큰트렁크에눈에띠는대로담아차에실었습니다.아,참,
코스트코에서사다놓은농심우동한박스도실었지요.
먹는재미가없으면이겨울에무슨재미로10시간씩이나산길을달리겠어요?
버지니아에들어와휴게소에서버너와냄비를꺼내물을끓이려는데잘안되었습니다.
프로판가스통으로불이번지는거예요.
놀라서얼른끄고새통으로바꿔도안되기에포기하고
주유소에가서뜨거운물을얻어차안에서우동을먹었습니다.집에서싸간주먹김밥하구요.
밖의날씨가추우니더욱맛이있더라구요.
딸이,싸고좋은호텔을잡아주었습니다.
프라이스라인에들어가비딩을했는지,반값밖에안되는데아주깨끗하고시설이좋더라구요.
물론아침식사포함,와이파이무료이지요.
방에들어오자마자바로TV와인터넷을켰습니다.요즘자주그럽니다.내조국때문에.
그리고,이렇게보고서를쓰고있습니다.
우리는지금,
크리스마스카드에나오는눈덮인평화로운산골동네에있습니다.
여러분,평화로운성탄절이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