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날이라고혜리에미가아주좋은쉐터를사줬다.그런데좀비싸…"
"얼만데요?"
"그백화점은다비싸더라."
"마음에드시면됐지요.아버지안계신다고후줄근하게하고다니시지말고좋은옷입고환하고
건강하게사셔야지요."
사실,그가격을들으면서나는가슴이철렁했는데,
입으로는태연한척’좋으면됐지요,뭐.’해버리고만것이다.
노인네가된다고해서좋은옷까지몰라보지는않을것이다.
더구나내엄마처럼평생양재(요즘말로패션이라고해야하나?)에관심을가져왔던분이
나이가들었다고안목까지사라질이유는없다.
그래서,
막내딸이어머니날이라서옷하나사드리겠다고했더니,
"너입은거좋구나."하신것이다.
꼼짝없이막내딸은자기옷과같은브랜드로사드릴수밖에없게되었는데,
그값이보통이아니더라…하하.
성가대의내옆자리에앉은앤할머니는80이넘었는데도항상새초롬하고우아하다.
그할머니가내귀에다대고하는말이,
"너그재킷싫증나면나줘라."
깜짝놀랐다.
전혀그런말할것같지않은할머니인데…나하고친한것도아니고…
그재킷은작년에치코에서샀던것인데,그냥묵혔다가올해처음입고간것이었다.
당장벗어주고싶었다.
노인이라서맘속에있던말이불쑥나온것일수도있는데,혹시말해놓고스스로민망해하지는않았을까?
미국은일요일이어머니날인데,
그래서오늘예배끝나고교회노인네세분을모시고점심식사하러갔다.
할머니두분,할아버지한분.
테네시주와경계에있는"FriedGreenTomato"라는남부음식점이다.
안익은토마토를튀긴것이명물인집인데,
40분이나차를타고가야하는데도다들좋다고하셨다.
"날씨도좋은데,뭐"
제인할머니는소녀처럼조잘거렸다.
자기집에잘나타나는여우가족이야기,다람쥐가새모이를자꾸먹어치운다는불평,
플라스틱으로만든애들수영장에토마토와야채를심은이야기…끝이없다.
제인할머니는늘어난면가디건을입었고,
루이즈할머니는공단처럼번쩍번쩍하는노랑블라우스를입었다.
머리는집에서직접자른듯,들쑥날쑥했다.
빌할아버지는2차대전참전용사.
아마도연금을제법많이받으실거다.그래도2차대전직후에나입었을법한양복을입으셨다.
그중에내가제일멋쟁이였다.
사실은내가입은옷도1980년서울의프랑소와즈라는곳에서산옷이다.
어떻게하다그옷을미국까지끌고와서아직도입는지나도알수가없다.
그런데도그들의옷에비하면너무좋아보여서좀미안했다.
옷.
여자들의날개.
이날개가어머니날나를횡설수설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