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는길과주택밖에는없다.
그흔한주유소도없고,작은가게도하나없다.
그래도,
큰교회와각급학교가있고,주택도가득들어찼는데,
시내로통하는길은딱둘.
시골길같은그두길이만나는곳에’4waystop’싸인이있다.
그네거리스톱에서항상생각하는것은,인내심과양보심이다.
이것이있어야차가서로부딪치지않기때문이다.
그러면서도가끔씩약속시간에맞추느라마음이급할때앞차가좀우물거리고있으면속으로,
"야,빨리좀가라!"하고소리지르는나를발견한다.
도네이도로인한정전으로도시전체의신호등이며칠동안나갔었다.
그래서모든거리가’우선멈춤’이었는데,그것으로인한사고는한건도들어보지못했다.
작은딸이소리쳤다.
25년전,아이셋을태우고학교에서돌아오는길이었다.
내가운전을하면서얼마나욕을해댔으면,놀란작은딸입에서그런소리가나왔을까?
그이후로나는운전하며쓸데없이다른운전자에게욕하는버릇을없앴다.
버릇은무섭다.
만일내가매일밤권총을꺼내들고,"도둑놈만들어와봐라,당장쏴죽일거다!"했다면,
내아들은두려운일을만날때마다권총부터찾을것이다.
"말라꼬그차들뒤에서서기다려예?저기선생님파킹장으로가면금방나올수있는데…"
줄안서고빨리아이를데리고나오는방법을어떤학부형이귀띔해주었다.
조카를픽업하러학교에가면,기다리는차의줄이길기때문이다.
나는미국학부모들차틈에섞여보통10분쯤기다리다가지정한곳에서조카를픽업하는데,
똑똑한부모들은선생님용주차장이나다른곳에가있다가일찌감치아이들을픽업한다.
가끔은나도그렇게머리를굴리고싶다.공항에가거나급한일이있을때…
그러나,
한국사람욕먹히기싫어참는다.체면이있지…
우리동네의네거리도학교등하교시간에는경찰이3곳에서교통정리를하고,
퇴근시간에는우선멈춤자동차들이사방에줄지어있건만,한번도
접촉사고가난것을본적이없다.지난10년동안.
좁은네거리의우선멈춤신호.
큰집에살며,좋은차를몰고거기를지나가는사람들은그네거리에서서무슨생각을할까?
"체면이있지…"
그럴꺼다.신호를지켜야하는체면.
거기다나는참을성과양보심까지배운다.하루에몇번씩이나…
네거리멈춤.
이건미국소고기보다내가더좋아하는미제(美製)다.
그리고미국인이된후,스스로대견하게생각하는’싸인’이기도하다.
잠간서서사방을보자.누가먼저왔는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