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로사는것이힘들다는것은누구나짐작한다.
치료과정의고통때문이기도하지만,언제죽을지모르는절망감에더욱그렇다.
나는,
화학요법(키모테라피)대신방사선치료로암세포가없어졌기때문에
키모테라피로인한극심한육신의고통은없었으나마음은항상불안하다.왜냐하면
백혈구수치가지금까지도낮기때문이다.
의사도이유를모르겠다고만한다.
식이요법,운동,약물등추천할것이없냐고물어도고개만저어왔다.
그래서백혈구수치가낮은데서오르락내리락할때마다나는불안감과무력감,
어떤때는나를돌봐줄사람이하나도없다는외로움등이몰려와우울증으로변한다.
어제도백혈구수치는또뚝떨어졌다.
그래도나는수영도하고,골프도치고,그사이사이걷기도한다.
체육관이나골프장에가면이렇게좋은시설을주신하나님께감사기도가절로나온다.
남편에게도물론감사한다.
그리고하루세끼식구들밥해먹이고(미국이니까도우미를구하기가쉽지않다),
집안살림도그럭저럭꾸려나간다.힘든청소는남편이도와준다.
문제는,
이런바쁜생활속에서도불안감과우울증이더럭더럭생기는것이다.
특히어제처럼신통치않은검사결과를받아드는날이면,
눈이갑자기침침해지고피로가몰려와운전하기도힘이들다.
마음같아서는어디편안한곳에가서푹퍼지고싶으나,
차를끌고나왔고,조카를데리고다녀야하기때문에세상이침침해져도그저다닐수밖에없다.
병원에서나와조카학교의학부모회의에참석했는데,아무말도귀에들어오지않았다.
그회의끝나고집에가면식구들밥해줘야하는부담감때문에울고싶었다.
이세상에나를도와줄사람은아무도없구나…삶은이렇게외로운것이구나…
저녁내내이런생각이따라다녔다.
할수없이남편에게전화를걸어남자들끼리나가저녁사먹으라고했다.
나는입맛이전혀없고,점심을굶었는데도배가하나도안고팠기때문이다.
불꺼진집에들어와앉으니피로와허기가몰려왔다.
‘차라리식구들과나가서어울려먹을걸…’하는후회가들었다.
암환자에게외식은별로좋은것이안되기에나는가능한한외식을피하는데,
그러려니내식사는물론식구들식사도함께준비해야하는부담이있다.
조카나젊은이들은’힘들면나가서사먹지…’라고쉽게생각하겠지만,
내건강사정도있고(사실은남편도나이가들어가니까아이들처럼아무거나막먹을수는없다),
자주나가서사먹을돈도없다.
몸과마음이피곤해서말도못하게짜증이났지만,짜증을부릴곳도없었다.
아픈것도미안한데,뭔짜증까지나…
조카가영어단어를외웠다고물어보라고하는데그것도힘이들었다.
문득,
"나를살리기위해선무언가새로운마음가짐이필요하다"는생각이들었다.
아침6시반,
남편과조카를학교에보내고난후,아침체조를하려고뒷베란다로나갔다.
신나는곡이없어찬송가CD를틀어놓고체조와숨쉬기를하고들어오니,
박종호선교사의찬송가가흘러나오고있었다.
"누군가널위하여기도하네…"
당신이지쳐서기도할수없고
눈물이빗물처럼흘러내릴때
주님은당신의약함을아시고사랑으로감싸주시네
누군가널위하여기도하네
네가홀로외로워서마음이무너질때누군가널위해기도하네…
그렇다.
누군가날위해기도하고있었다.
나는성경책을펴들었다.
"나의간절한기대와희망은,
내가아무일에도부끄러움을당하지않고온전히담대해져서,
살든지죽든지전과같이지금도
내몸에서그리스도께서존귀함을받으시리라는것입니다.
나에게는,
사는것이그리스도이시니,죽는것도유익합니다.
(Fortome,toliveisChrist,andtodieisgain.빌립보서1장20-21)
사도바울의담대한증언이이아침에나또한담대하게한다.
살든지죽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