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사라지고

아들이자기결혼날짜를통고해왔다.
머리속에서"따닥!"소리가날정도로간소한결혼식.
어리벙벙한채로전화를끊고나니기운이주욱빠졌다.

그전화를받았을때나는외출중이었는데,
운전하고집에돌아갈자신이없어졌다.내몸은마치,
벼락맞아정전이되었다가다시불이들어온집의,낡은가전제품처럼작동이잘안되고있었다.
"별거아니다…별거아니야,정신차려야지…이러다사고내면안되지…"
어딘가길거리에차를세우고남편을불러냈다.
그러나,
우리둘이얼굴을마주하고앉아봤자답답함만더블이될뿐.

(직직거리는불량음질이내마음같아서오히려좋다)

남편은다시학교로돌아가고,
나는조카를픽업하려면아직도몇시간이남아있는데,
집에돌아가고싶지가않아맥도날드에그냥앉아있었다.
"이건아닌데…혹시꿈꾸고있는거아냐?"
나도모르게눈물이주루룩흘러내렸다.

그오후내내돌아다녔다.
눈물을질금질금담은채로
골프채세일하는운동구점에들렀다가,
샌드위치반쪽을먹고,
샘즈클럽에들러카드리뉴(renew)하고,
조카학교에가서영어선생을만나고,
그러고났는데도아직꿈이안깨고있었다.오히려길고생생하기만했다.

꿈깨라!

결국나는아들의초간단결혼식에참석할것이고,그것이현실이다.

내가꾸워왔던꿈이란,

‘알았어요,엄마.’라고환하게웃으며아들이다가오는것인데,

그꿈은이렇게사라지고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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