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여자엄마는결혼식에뭘입는다니?한복,아니면양복?"
"한복은안입는데요."
"음…그래?그럼나도양장을한벌사야겠네…"
이렇게정답을말하면서도마음에는앙금이남았다.
색시쪽엄마가뭘입고결혼식에나올지를아들에게물어야하는내가딱했기때문이다.
그래서별것아닌결혼식드레스코드땜에아들과싸웠다.
대화로시작해서,언성을높히고,싱겡이하고,몇번전화를끊었다가,서로한숨을쉬다가…
그런것이뒤섞인싸움이었다.
사실,
이런건며느리감과얘기하는것아닌가?그러니딱한번만이라도통화를하고싶다는간절한
바램이생긴것이다.
"그래,통화안하면어떠냐,둘이만잘살아주면되지."하면서도,
왜전화번호를안가르쳐주는거야?마피아집인가?
선의(善意).
아들은한국에서벌어지는곽노무현*의선의가뭔지알지도못하면서,
왜그렇게부모의선의를거부하는지알수가없다.
선의를미끼로자기여자를괴롭힐까봐그런가?
그래서나는하루에도수십번씩,
"싫으면말아라,나돈굳었다"다짐하건만,
다른일들이손에잡히지않는다.
사는게마치마이클잭슨의’문워킹(Moonwalking)’을하고있는것처럼,
중력도없고,영혼도빠져나간듯이허공을친다.
그래서멍하니
비가내리는창밖을쳐다보기도하고,
음악을듣고,
커피를끓이고,
설겆이를하고,
집안을서성거린다.
잠이안와뒤척이다가성경책을꺼내들고,
"주님,아무데나딱펼칠터이니격려가되는말씀을그페이지에주십시오"한다.
나에게는물론,아들과그약혼자에게도위로가될말씀을.
그리고나서이렇게기도한다.
"제게욕심이있다면그걸없애주십시오…그러나사실저,억울합니다.
이렇게욕심없는엄마가이세상에어디있어요?나와보라고하세요!"
나도안다.
두달뒤,결혼식자리에갈때까지아무것도묻지말고,아무생각도하지말아야한다는것을.
그저남의결혼식에참석하는것처럼,거기가서아들을남이라고확인할때까지…
그렇게하는것이못내원통해서
기도를하며떼를쓰기도하고,조용히울기도하고,
목욕탕에가서목청을돋구고울기도한다.
"당신도좀섭섭하지?"
"말도못하지…"
남편의대답에내가슴이또무너진다.
그를출근시키고나서목욕탕에가서다시엉엉운다.
집안에아무도없는데…목욕탕까지가서운다…드라마처럼…드라마를너무봐서그런가?
드라마처럼절대안하리라,다짐했건만,
드라마가바로현실이되었다.
아,그때네가그랬지?
"요즘은드라마가현실이에요."라고…
그게경고였었니?
*’곽노무현’은조블의뉴오커주은택님이지어준별명입니다.
p.s.
지나가면,
지금의내생각이유치한것으로판명될지모르지만,
아들을장가보내는심정도남기고싶어용감하게블로그에올렸습니다.
도데체뭔일이?하실지도모르지만,저도사실은도데체뭔일이?하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