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아들의결혼식에갔다.
누구말마따나대책없이푸른가을하늘,
빙수를삼킨듯가슴이싸아~하다.
사람이그립던참에
혼인잔치에가서친구들만날생각을하니괜히들뜬다.
예쁜아가씨가게스트북에이름을적는다.
지니씨딸이그새저렇게자랐네?간호원이되었다구?
눈이오면갇히는산꼭데기동네.
거기에초등학교도있고,소방서,방송국,뮤지엄,교회도있다.
그러나식품점,구멍가게는없다.
우리가알라바마에와서처음살던곳이그산중턱,
거기서우리는은둔자처럼살았었지…행복하게…
야외결혼식이열리는신부쪽친지의집이바로그산꼭데기에있었는데,
결혼식하기에완벽한뜰을가지고있었다.
집양쪽으로정원이있어,
한쪽은예식장,한쪽은피로연장으로차려졌다.
조롱박이조롱조롱달린아치사이로신부와아버지가입장.
초상권침해가염려스러워얼굴이흐릿하게나온사진만내야한다.
대충세어보니300명의하객.
손님들은근처의감리교회에주차를하고
그교회버스로하객을실어날라전혀복잡하지않았다.
하프소리가은은히들리고,
잘생긴젊은이들이집입구에서식장까지여자손님을에스코트한다.
신부의할머니가제일멋지다.왜이렇게젊어?
날씨가갑자기추워지는바람에하객들모두코트와두꺼운옷을입고와서
의상구경은못했다.
사랑의고백편지를읽는신랑신부.
둘다몇번이나울먹거렸는데,오래동안연애해왔으니울컥할일이많겠지.
"얘,나는마이클을슬레이브(종)로기르지않았다!"
아들을쉴새없이부려먹는아가씨에게아들엄마가용감하게한마디했더니,
아들왈,
"오..엄마,그게무슨말씀이세요?나는어멘다의슬레이브가되는게꿈이예요!"했다나.
이제그꿈을이루는순간이다,마이클!
스모크하우스처럼생긴헛간을깨끗이치워놓고거기에고기음식테이블,
잔디밭여기저기에에피타이져와디져트테이블,
와인과아이스크림덱도있고,
그앞에서버(server)들이조용히기다리고있었다.
웨딩플래너를쓰면이렇게깔끔하게진행되는구나…
추워져서모닥불옆으로갔다.
원래모닥불터가있었는지,일부러만들어놨는지알수없지만,
손님에대한배려가고맙다.
머시멜로를구어스모어를만들어먹을수있도록해놓아서
아이들처럼그것도하나구어먹고.
좋은잔디밭은손님에게내어주고콩크리트바닥에서춤을?무슨이유가있겠지…
뛰어다니는아이들하나없고,
술취한어른들도없다.
한국사람들은먹느라고바쁘고,
미국사람들은말하느라바쁘다.
저녁이되어가자추워지기시작했다.
감기들면안되지…
신랑신부가지나간아치밑에서늙은부부가사진한장찍고,
조용히물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