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

골프치러갔는데,

날씨가좋아서그런지사람들이줄을섰다.

아이들가을방학하고는상관없을텐데…

할아버지한분이같이치자고했다.
1970년대중반에인천근처의부대에서근무했다는할아버지.
무릎수술하고나서처음걷는거라고했다.
걱정이되었다…카트를타시지…아무튼,
그래도우리보다는잘친다.

앞에는열살쯤되어보이는남자아이와아버지가치고있었다.
이렇게바쁜날뒷사람아랑곳하지않고티에올라가아이에게골프를가르치는아빠.
그걸보며저절로한국말타령이나오는데…할수없지,
느긋이기다리는수밖에…뒷사람들도기다리니까…

그아버지가친공소리가명쾌했다.
그런데공을찾아한참헤메는것같더니
우리가다가가자갑자기’홀인원,홀인원’하며손짓을했다.
6번홀파3에서친것인데거리가얼마인지는모르겠다.
아무튼,
나는홀인원했다는거난생처음보고,
그도난생처음한홀인원이라고해서
카메라를흔들어보이며’사진찍어줄까?’물었다.

너무좋아서그런지어리둥절한모습.
공을들고포즈를취하라고하니까그제야웃는다.
휴지에다연필로적은이메일주소를받고사진을보내주기로했다.
좋겠다…

하늘이파래서그런지내공도잘맞았다.
같이치는사람기분이좋으면내공도좋고,
기분이별로이면내공도별로인것같다.
내공은웬눈치를그렇게보는지…

우리는9홀만돈다.
그정도면내몸컨디션에딱맞기때문에절대무리하지않는다.
그리고18홀친다고누가상금을주는것도아닌데기운을빼가며치고싶지도않다.
나는9홀만쳐도스스로대견해서
한번칠때마다돼지저금통에30불씩넣자고했더니,
내파트너는현금대신30불짜리증서를써서넣자고한다.엥???

"날라오는야구공치는게어려울까,아니면가만히잔디위에놓여있는골프공치는게어려울까?"
골프구릅레슨시간에프로가물었었다.
당연히야구공이어렵지…
풀밭에놓여있는공은어떻게되었건맞긴맞으니까.
반면,

막돌진해오는야구공은치기는커녕무서워서도망가고싶다.
프로대답은,가만히있는골프공이더치기힘들다고했다.

돌진해오는공을잘받아치면,치는사람이별로힘안들여도공이잘나간다고했다.
(이거,물리시간에안졸았으면설명잘할텐데…)
아무튼,
공도그렇지만,

사람도마찬가지라는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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