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결혼식에참석하고돌아왔습니다.
결혼식장에모인사람이모두11명이니까그야말로"참석"인셈이지요.
11월1일오후1시11명이참석한
111111숫자의결혼식에아들은큰의미를두더군요.
양쪽가족9명,신랑,신부,참,주례가있군요.주례를포함하면12명.
주례는미국목사님이해주셨고,
서울에있는교회의작은교실에서30분도채안걸린식이었습니다.
100%신랑신부가원한결혼식입니다.
"이렇게멋진결혼식은처음이다!"
85세외할머니께서그렇게말씀해주시니
온세상이평안해졌습니다.
사실,
멋진결혼식이라기보담은별난결혼식이었지요.
꽃한송이도없는결혼식장이될거라고해서
저희가꽃세바구니만들고갔는데,그꽃도사치스러울정도였습니다.
한국에가서이런저런결혼식이야기를듣고보니,
하마트면제가랑이가찢어질뻔했다는생각이들었습니다.
막내여동생집에기거하면서자동차도없고서울지리도잘모르는내주제에,
보통한국사람처럼아들결혼식을치렀다면아마제병이도졌을겁니다.
아들은공무로한국에출장왔다가일다마치고,
바로결혼식을올린겁니다.
시간도없고,돈도없는젊은이들이자기들능력만으로용감히초간단결혼식을올렸는데,
특히며느리의용기가가상합니다.
본인들이철저히원칙(?)을고수하니까제가딴지를걸수가없었습니다.
그러니까친지들에게도변명하기가좋았습니다.
"애들이절대안된데요…"
결혼식도중에갑자기친할머니께서엉거주춤일어나시더니
손녀딸의부축을받으며신부옆으로다가가셨습니다.
저희모두는그돌발사태에긴장을했습니다.
할머니께서는신부의팔을잡으시더니,
"아가야,그꽃다발꼭우리ㅈㄱ(손녀)에게넘겨주거래이."
신랑의누나,즉나이많은미혼의제딸이심히걱정이되신모양입니다.
결혼식이끝나고식구들끼리점심식사도함께못했습니다.
신랑신부는사진찍는다고덕수궁으로가고,
신부가족은자기들끼리가고,
할머니들께서도연로하시어
저녁에호텔피로연에오시려면쉬셔야하신다고해서요.
심지어
할머니들을모시고온친삼촌,외삼촌도결혼식에는참석도못하고
그냥교회로비에서기다리다가가셨습니다.
참지독하지요?
(신랑엄마는나대는것아니라는경고에도불구하고,사진을찍어줄신부친구가좀늦게오기에제가슬쩍슬쩍찍을수가있었습니다.그중에좀흐린것만골라서냈습니다.그래야아들의허락없이블로그에올릴수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