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추수감사절

"안녕하세요?"
제가전화를걸면항상밝은목소리로이렇게받는분이계십니다.
블로그이웃님들그동안안녕하셨어요?
저는너무재미있게지내느라
블로그나컴퓨터앞에앉을시간이없었습니다.

추수감사절이라서미국의친척들이다모였습니다.
친척이라고해봐야모두유학온친정조카들입니다.
올해는한국에서막내여동생이방문했고,
며느리가생겨성인두명이추가되었습니다.
그래봤자13명입니다.

날씨가좋아데크에서추수감사절디너를했습니다.
추수감사절디너는낮에도합니다.
정통미국추수감사절음식에한식을섞었지요.
터어키는가게에맞춰구워오고,햄은집에서,
그외의사이드(반찬?)는이웃친구와함께만들었습니다.

아무리터어키디너가좋아도한식이있어야지요.
대학원에다니는조카가’동파육’이라는별식을해오고
저는배추한박스김장을했습니다.

매년빈대떡담당조카가올해도열심히부치고있습니다.자기엄마랑요.

터어키와햄을구었지만

갈비도구우려했는데
샘즈클럽에항상있던갈비가웬일인지하나도없었습니다.
그들말로는매일아침갈비를썰어놓는데요며칠새일찍다없어진다는겁니다.
코스트코에도맛있는갈비살이있었는데그것도며칠전부터동이났습니다.
제가미리미리안사놓은이유는냉장고가모자라서였는데,
좀당황했습니다.

한국에서외국유학을많이보내긴하나봅니다.
제친정은모두한국에사는데아이들은모두미국으로유학와있습니다.
결혼해서직장에다니는조카하나만남아있구요.
참,중국에한명가있습니다.

미국학교기숙사는대부분추수감사절에문을닫기때문에학생들이어디론가가야합니다.

그래서유학생들이이때특히쓸쓸합니다.

동북부에서학교에다니는조카들은제가사는남쪽까지내려옵니다.
그복잡한추수감사절비행기를타고끝도없이기다리고지쳐내려와도
일단도착하면신나게잘들놀고먹습니다.
우리집도모처럼들썩거립니다.

우리아이들이제일언니라서조카들이다모여도이젠제가별로신경쓸일이없습니다.
모두들언니오빠들중심으로잘노니까요.
저는미리대청소와음식만잔뜩준비해놓으면되고,
공항에마중나가는것도이젠자기들끼리이메일로스케줄을잡아다해결합니다.
가끔씩제가"게임그만하고자라,샤워해라,"하며잔소리를합니다마는
그저제존재감을알리는정도지요.

여동생이조카의강아지를안고있습니다.

35세부터18세까지사촌들끼리모여이렇게재미있게노는것을보면
세상근심이없어집니다.
왜데모를하고야단들인지잠시이해가안되기도합니다.

모두모여"뿌리깊은나무"를봅니다.재미있어죽는다네요.

사실,
지금보다훨씬살기어려웠을때도
한국의추석이나미국의추수감사절에가족이더잘모였잖아요.
더따끈따끈알콩달콩재미있지않았나요?
명절증후군이라는병도없었고,
부모는자식들보는기대감,자식들은고향에가는푸근함…
그런것이더컷던명절아니었나요?

남은음식을먹고내일을위해송편을빚고있습니다.

우리가알라바마시골에사니까
도시에서스트레스받으며살던아이들이갈곳이생긴것같습니다.
여기서오래살아야할것같습니다.건강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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