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겨울비가내렸다.
며느리에게전화를해서,
"스미소니안동네로놀러나오지않을래?"물었다.
"어머니는뭐가보고싶으세요?"
"What’sCooking,UncleSam?이라는것이있던데그거나보러갈까?"
미국인의먹거리에대한정부의관심이라고할까?
연방문서기록부(NationalArchivesandRecordsAdministration)에서하는전시회였다.
입구에들어서자마자
업톤싱클레어와그의소설"TheJungle"이소개되어있었다.
가슴이섬뜩했다.
"이런걸왜?"
아이들이고등학교영어시간에읽었던과제물.
조카의미국역사책에서잠깐보았던소설.
20세기초시카고도살장(축산가공업)의실태를고발한소설이다.
"미친놈!(crackpot)"
디어도어루즈벨트대통령은그소설(보고서)을읽고성질을버럭냈다.
상상을초월하는지저분하고더럽고비위생적인도살장.
소의모든것과사람의모든것이뒤범벅되어소세지로,기름으로정제(?)되어나오는곳.
그지옥에서초기이민자들은짐승처럼일했다.
그책이나온후
미국의소세지와고기매출이뚝떨어졌다고한다.
지금도그걸보면고기먹기가꺼려지는데그땐오죽했으랴!
그런데,
엉클샘(미국정부)은그포스터를떡하니전시장입구에걸어놓고있었다.
뭘하자는거야?
작가의의도는,
그지옥같은도축장에서일하는이민자들의고충을고발하려는것이었는데,
일반국민은그책을읽고비위생적인사실에충격을받아
소세지를안사먹는바람에정치문제가되었다.
"나는군중의가슴을겨냥했는데,그게사람들의밥통(위)에맞아버렸습니다."
결국,
D.루즈벨트대통령은검사원을은밀히보내실상을파악하게한다.
그리고진통끝에미국은
‘축산물검사법(MeatInspectionAct)과
식품청정규례(PureFoodandDrugAct,1096),
(고기나식품의부패와냄새를방지하기위한화학약품첨가금지…벤조주)
등을제정했는데,
이것이지금의미국식의약품법FDA(FoodandDrugAdministration)의모태가되었다.
노동을착취한부자들의천국이요,착취당한가난한노동자의지옥이었다.
그건지금도마찬가지이겠지만,
재미있는것은,
현재미국고등학교역사시간에는
우리가잘알고있는록펠러,카네기,밴더빌트,스탠포드등등…
당시부자들의부의축적과정과비리,사회환원까지그대로가르친다.
업톤싱클레어의’정글’속에서
한국의소고기파동,빈부격차,친북,학원폭력,등등
더럽고시끄러운소음과행위들을떠올렸다.
모두목청을높이며서로를비방하고,
무슨’꼼수’나’고발’이대유행이지만,
그것을사회정화로연결시키려는의지는어디서도안보인다.
우리의업톤싱클레어는어디에있는가?
우리의’정글’독자는어디에있는가?
리투아니아이민자인"정글"의주인공은결국
사회주의단체에서그울분을토하고위로를찾았다.
그럼에도,
미국은그로인해사회주의국가가되지않았다.
다만
엉클샘이국민의먹거리와노동자의인권에관심을갖도록
고발자와민중이책임있는힘을보여주었을뿐이다.
전시장에서나와보슬비내리는펜실바니아거리를지나
스타벅스로갔다.
며느리가따끈한카모마일티를가져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