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열풍 속에 봄날은 간다

자궁암검사두번,구토,콜레스테롤,뒷목통증…이런것때문에병원을들락거리면서
그럭저럭봄날이가고있다.
성경공부가는길에배꽃이흐드러지게피었기에(이미파란잎이나기시작하지만)
더늦기전에꼭찍어야겠다,생각했는데새까맣게잊고집으로왔다.
정신이온통몸둥이아픈것에가있으니
꽃이피고지는것도살피지못한다.

그래서
우리동네에들어서며혹시남은꽃이있나…싶어한바퀴돌았다.
꽃은역시다져버리고,

대신선거용말뚝들만집집마다꽂혀있었다.

감나무집마당에도"론폴"이라는사람말뚝이가득꽂혀있었다.
이집에는감나무가있어나혼자그렇게부르는데,
가을이면조그만감나무에감이얼마나많이달리는지가지가휜다.

내가암선고를받은해인가,
그집앞을걷다가그감이너무먹음직해서
좀팔라고현관문을두드렸더니젊은아시안여자가나왔었다.
그냥줄터이니좀더익은다음에다시오라고해서알았다고하고는
깜박잊고두주일지나서가봤더니다따버리고없었다.
그래서땡감처럼달린것겨우두개얻어왔었다.
바로그집이었다.

우리집에도파커라는사람말뚝을꽂아놨는데,
이감나무집마당에는"론폴"이화초처럼가득심겨있었다.
참별난광고네…생각하고집쪽으로오는데,
아까지나갈때서있던차가아직도길한복판에서서백인아줌마와수다를떨고있었다.
피해서지나가다보니그차꽁무니도온통’론폴’광고인데
"론폴을대통령으로!"라고써있었다.대통령후보?

사진기를들이대니백인아줌마가뭐하려고사진을찍느냐고묻는다.
"그냥…그런데론폴이누군가요?"
이아줌마기절초풍하듯놀라며
"아니,4선의원론폴을몰라?"한다.

함께수다떨던아시안아줌마가차에서내려나에게다가왔다.
"론폴,그는산부인과의사,공군장교,그리고4선의원!.
아주좋은사람…이사람이대통령이안되면미국은희망없어!"
나는론폴을몰라봐미안해서웃었다.
"너,그러지말고우리집에가자!지금당장!설명해줄게."
"당신감나무있는집에살지요?"
"맞어,세그루나있어.필요하면한그루줄게갖다심어.지금가자!"
"아네요,나지금병원에서돌아오는길이라힘이들어서안돼요."
그녀의차속에서아이들이빨리집에가자고아우성치는소리가들렸다.

"그런데,너는어디살아?"
"이길2500번지."
"내이름은메리앤,너는?"
"벤조."
"너투표할거야?이번3월13일알라바마예비선거에?"
"그럼."
"오케이,그럼너이종이가져가읽고,인터넷에들어가서꼭찾아봐.꼭!
이사람이대통령이되어야미국은살수가있어."
"너론폴과친척이야?"
"노노노노.이사람처럼깨끗한사람이대통령이되야해."
눈물까지글썽이며론폴광고지를주었다.
과연깨끗하게생긴할아버지가거기있었다.
그는잘알려지지않는미국공화당의대통령후보로
벌써세번이나나왔는데,나이가가장많다.

십계명돌판사건으로유명한로이모어전대법원판사도
지난일요일우리교회에와서설교(강연?)를했다.
왼만한목사보다훨씬많이성경구절을인용했다.
십계명돌판사건때문에판사를그만둔그도
다시알라바마대법관선거를준비하고있는중이었다.

바야흐로여기도꽃바람과함께선거바람이분다.
나는한국에서도미국에서도선거운동원을만나본적이없다.
오늘본매리앤과지난일요일저녁에악수한모어판사의비서인지?가
내가본선거운동하는사람전부다.
그들은자기들이지지하는후보가
대다수에게는관심을끌지못한다는사실을믿으려하지않는다.
이렇게좋은사람인데,왜?하면서오히려나를한심하게본다.
그래,
나는한심한사람이다.
열광할만한대상이없으니…
그러면서도
감나무집필리핀아줌마와론폴을다시한번생각하게된다.

열풍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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