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있었나?블로그잘보고있네."
작년봄인가,
아이들을보러워싱턴으로가고있는데전화가걸려왔다.
부인과사별한지6개월쯤되는닥터김이었다.
"어떻게지내세요?식사는요?허전하지는않으세요?"
그분내외와는한동네에서6년쯤같이살았는데,그야말로이웃사촌이었다.
언니처럼오빠처럼…
"나,한국다녀왔어."
"재미있으셨어요?"
"음…헤더아빠(내동생남편)도만나고왔지.그리고…한국가서한사람만났는데말야…"
어?여자?갑자기가슴이벌렁거렸다.
동생남편병원에가서점을빼고반창고를붙인채로
그여자를만났다고했다.
"나이는요?"
다짜고짜나이부터물었다.
"나보다15년아래야.오래전에남편과사별하고아들둘기르며살았데."
"어머,선생님재주좋으시네요!그런데,아…배신감느껴!"
"하하…무슨배신감?"
"너무빠르잖아요?사실저,혼자된좋은여자들많이알지만,
돌아가신분께죄송해서아직소개할생각을못했거든요.그나저나어떻게만나게되셨어요?"
"인터넷으로…젊은사람들이가르쳐줬어."
죽은사람만억울해,란말이절로나왔다.
그런데,
혹시이상한만남은아닐까?
운전을하고있는남편에게,
"닥터김께서재혼하시려나봐.어쩜좋아?"
내가들은정보를다말했는데도
남편은아무대꾸가없었다.
"왜말이없어?당신부럽지,부러워서말도안나오지!"
"아,왜날가지고야단이야?"
몇달이지나서다시전화가왔다.
"알라바마에한번놀러가려구…새사람이곧미국으로들어오기로했어."
"네,그래요?오세요."
새여자가무척궁금했다.
남자나이70.
미국의사에,성격좋아,자식들다결혼시켜놓고홀가분한형편이니괜찮은처지다.
그야말로나이는숫자에불과하다?
드디어신혼부부가오시는날이다.
사실,
오시라고큰소리는쳤지만막상만나려니내가떨렸다.
아직도내마음에는돌아가신전부인이남아있는데,
이새부부를어떻게맞아야할지…
그러면서도
갈비를재고,빈대떡을하고,새우를볶았다.
"우리저이는한국식당에서파는달달한갈비,그걸좋아해."
암투병하면서,맛없는집반찬드시게해미안해하던전부인의말이떠올랐다.
이제는입맛대로간해서드시겠지…
"거기가도우리는호텔에서잘거야."
"저희집에서안주무시구요?"
"신혼부부잘방있어?"
"그럼요!그런데조카방과바로붙어있는데…."
신혼부부라는표현에내가무안해졌었다.
아이구,정신차리자…
재혼하셔야겠지…
장가간두아들은멀리살고,남은세월을혼자서사실수는없잖아.
나도그런생각은했었다.
그런데어느날,
우연히남편의이메일을본적이있었다.
내가한참암투병하고있을때시누이가보낸메일이었는데,
"오빠,식사잘챙겨드시고건강지키세요."라는구절이있었다.
당연한염려인데도,눈물이나며서운했었다.
그래,
산사람은서로자기들살걱정을해야겠지.
7년동안암투병을한그부인.
사실암투병은배우자도같이하는거다.
얼마나답답한세월이었을까.
<4월어느날(2)에서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