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결혼식

"이렇게성스러운결혼식을해놓고나중엔왜이혼들을하고난리일까?"
결혼식장에서남편이속삭였다.
하객인우리까지엄숙해져서결혼선서의증인이된것같아마음이뿌듯하다.
지난토요일,
우리교회비서의딸결혼식에갔다.

개신교식결혼식.
장엄하면서도아름다운결혼식이었다.

장소는신랑부모가다니는교회였는데,
중간사이즈의결혼식에딱알맞은교회였다.
한주전에친구딸이결혼식을올린칸추리클럽과는완전히다른분위기.

입구부터엄숙했다.
검정수트를입은남녀들이내가들어서니까왠동양인?하는얼굴로바라보더니
잘생긴청년이다가와서나를에스코트해서좌석까지데려다주었다.

은은한풍금소리,꽃잎이뿌려진양탄자,
마치한편의헐리우드영화속에앉아있는듯했다.

양가부모가밝힌촛불을신랑신부가합치고있다.

양가부모가입장해서촛불을켰다.
한국에서도양가어머니들이촛불점화를하는데,여기는부모가같이나갔다.

조부모들이입장하는데,

이집은양가조부모님들이다살아계시는지정장차림의노인네들이여러쌍입장을했다.
신부들러리대표인멋진고모가들어오고그뒤로들러리들…
드디어신랑입장.
우와,신랑이’조니뎁’인줄알았다.
신부의드레스는세련되지는않았지만,전통교회결혼식에잘어울렸다.

기도하고성경말씀읽고부부서약하고공표하고…
미국애들은키스도멋있게한다.
그런데,
미국결혼식에는가족사진찍는순서가없다.
들러리들은열심히찍어주는데,가족은스포트라잇을전혀못받는다.

사진찍느라법석떨지않으니,
결혼식자체는간단하게끝났다.
그러나,

우리딸들결혼식은아무리미국식으로해도가족사진은꼭찍으리라…다짐했다.
그럴려면아마도내가챙기느라수선을좀떨어야하겠지…

피로연은13마일떨어진우리교회체육관에서했다.

음식은스낵종류.
교회행사때마다부르는캐이터링아줌마가준비했다.
사실,우리교회는너무넓어아담한결혼식이나피로연에는안어울린다.
그래도하얀의자들을빌려오고,기존에있는철제의자에커버를예쁘게씌웠다.

먼저도착한하객들은음식을먹기시작하고
조부모와부모들이하객들의테이블에일일이찾아가서인사를나눴다.
그게제일부러웠다.
미국에친척이없는우리는이런행사나명절이항상외롭다.

신랑신부와들러리들은뜸을들여30분쯤나중에왔다.
그들이테이블에앉자
들러리대표고모의인사와건배,친구들의추억담,신랑신부의건배가있었다.
샴페인이겠지?

신랑신부가춤을추고,

신부와아버지가춤을추고,

신랑과어머니가춤을추고,
나머지사람들이나가서춤을춘다.

신부어머니는사위와춤을안춘다?

나는아들결혼식에서댄스도못했는데앞으로도기회가없네…흑.

케잌을자르고,(맨윗부분은따로내려놨다)
그옆에서서신랑신부가하객들에게인사를했다.

신랑케익

나는조니뎁처럼생긴신랑에게다가가서,

악수를진하게하고나왔다.

5월이가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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