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남편이무슨뜻인지알아?"
뜬금없이미세스베이커가물었다.
"글쎄요…"
"남의편.내편이아닌남의편."
"하하.그런말은어디서들으셨어요?"
"응,돌아가신내어머니가나더러항상,’얘,명자야,남편이란내편이아니라남의편이란다…
그러니까항상조심하고살아야해.’하셨거든."
반세기를미국에서살며한번도한국에안나간아줌마이지만,
가끔씩이런엉뚱한소리를할때가있다.
"자기,그러니까남편에게잘해야해.남자는언제떠날지몰라.
그래서남자는무조건존경해줘야해.그걸좋아하니까."
왜자꾸이러시는지…
언제우리이불속에들어와봤나?
지난번에는,
몸을가꿔서남편에게잘보이라고충고하더니,
(사실이렇게점잖게말한것이아니라’너,안그러면남편이도망가’라고했었다.)
이번에는남편을존경하라고가르친다.
"휘트그래스(wheatgrass)라는게있어.그게몸에참좋아,그런데꽤비싸.
내가그걸매일남편에게먹여.남편이그걸먹고얼마나건강해졌는지몰라.
고혈압,콜레스테롤다정상이되었거든."
귀가번쩍했다.
요즘내콜레스테롤땜에신경을쓰고있기때문이다.
"그거보리싹아니예요?저도건강식품점에서사봤는데…"
"아냐.그거와는달라.이건괭장히비싸.인터넷에서사는데,내가주소보내줄게."
"그거만드세요?"
"아니,아침에요구르트에이것저것많이섞어서먹어.우린절대약안먹어."
10년전에
각종비타민을비롯하여오메가3,DHA인가뭔가(한국서인기있었던것,
자기남편에게먹이니기운이부쩍부쩍났다고분명말했었다.)
선플라워씨드…뭐그런이름의약들을정말한박스를줬는데
나는안먹고그대로놔뒀다가몇년이지난후,버리기가아까워화분에묻어두었었다.
"의사가날참좋아해.어쩌면그렇게건강하냐고날연구해보고싶데."
암환자앞에서건강자랑.
"네…그러세요?이제70쯤되어가시죠?"
"글세말야,벌써69야.식스티나인."
아주아쉬운듯이말했다.
그아줌마는나만보면,
자기가교양있고,바짝마르고,남편을한없이존경한다고강조하는데,
왜자꾸그러는지알수가없다.아마도
자기처럼잘난여자가왜벤조처럼남편에게큰소리를못치고사는가?
그게궁금해서인것도같다.
그래서이렇게저렇게자꾸찔러보는모양인데,
그답을알아도난안가르쳐줄거다.왜냐하면,
나는남편을내편이라고생각하는데,
그사람은남편을남의편이라고말하기때문이다.
뭔헛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