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산이신들의궁전이라한다면,
루비비치(RubyBeach)는신들이불장난하며놀던놀이터같다.
모닥불펴놓고놀다모두태워버리고산속으로도망간…
‘루비비치’라더니루비색은눈을씻고봐도없었다.
세상에,
까만모래사장은생전처음보았다.나는,
멕시코만의하얀백사장에서놀던알라바마의벤조아닌가!
안내서에는회색모래라고했으나검정색이었다.
혹시원유가흘러서그렇게된것이아닐까의심도해봤지만,
돌맹이들색깔까지모두검은걸보면기름때문은아닌것같았다.
화산이터졌었나?
여기는수영이나수상스포츠금지지역이다.
나무조각들이많고,소용돌이파도도있기때문이다.
올림픽산에서쓸려내려온나무들(driftwood)이해골처럼쌓여있었다.
이나무는태우면발암물질이나오는위험한나무이지만,
가구나어항에장식품으로는쓸수있다고한다.
사진이모두어두워서
벤조가철없이웃는사진을하나넣었다.
내가이름짓기를도깨비바위.
앞이빨두개가삐죽나오고한쪽눈만있는애꾸도깨비다.
왠남자가그도깨비밑구멍을파고있었다.
검은모래와돌맹이만가지고는모자라는지,
파도는허연거품을모래밭으로계속밀어내친다.
손으로떠보니꺼칠한게잘사그러지지도않았다.
"해변에이런버블깔린것은처음보는데,왜생기는걸까요?"
나는궁금하면아무나붙들고물어보는버릇이있는데,
이번에는사이언스선생이었다는아줌마가대답해줬다.
솔덕온천에서는삼림전문가에게,이번에는과학선생님…
"이바다밑에서두개의단층이만나요.제짐작으로는,
그래서바닷물소용돌이가심하고,그결과거품이생기는것같아요.
플로리다의바닷가에서도본적이있어요."
문득,
입구에써붙여놓은"쓰나미주의보"가생각났다.
아,태평양,너흔들리고있는거니?
루비비치는이름처럼아름답지는않았다.그러나
처음볼때,가슴이턱내려앉는묘한충격은있었다.
석양이지면해변의돌들이가넷색깔로변하는황홀한장면을볼수있다고하지만,
상상컨데,그다지로맨틱하지는않을것같다.
검은모래와,검은바다,검은숲,해골바가지나무들,도깨비바위…
차라리기괴한해변이라고부르는것이더나을듯.
해가꼴딱넘어가면뭔가에붙잡힐것같았다.
그전에빠져나가는것이상책.
트왈라잇(twilight)이라는소설의무대가된포크(Fork)
루비비치로가는길에있던작은마을이다.
영화와TV시리즈로알려진장소이지만,정작촬영은오레곤주에서했다고한다.
"뱀파이어가족이왜하필여기에정착했을까?"
"둘러보세요,그럴만하잖아요."
뱀파이어와사람이연애를해도용서될것같은곳,
포크뿐만아니라,
올림픽반도전체가참으로다양한모습을지니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