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산의곰은,
봄에는민들레꽃을먹고,
여름에는각종나무열매(berry)를먹고,
연어가돌아올때는연어껍데기를먹고,
가을에는고산에나는석청(icehoney)을먹고,그리고
동면으로들어갑니다."
"마늘은안먹어요?"
사람은자기가아는것만묻는다더니…
가이드가기가막히다는듯이쳐다봤다.
"여러분들은625기손님입니다.저희회사의625번째손님들.
그런데,이번625기손님들은실례지만어디가좀빈것같습니다."
모두까르르웃었다.
"비우느라애많이썼는데요!"
만일그가이드가,
"여러분들은다른손님들보다참똑똑하신것같습니다.제가긴장이되는데요!"
라고말했다면아마도
625기의승객들은모두똑똑해지려고잔뜩웅크렸을것이다.그런데,
가이드는엉뚱하게도’빈것같다’는말로승객들을무장해제시켜버렸다.
차안이금새화기애애해졌다.
"여러분들,만일산에서곰을만나면어떻게하실겁니까?"
"납작엎드려야지요."
"나무위로올라가요."
"참,내,누가그렇게가르쳐줬어요?증조할아버지가요?"
"곰을만나면,
짜려야됩니다.
팔을크게휘저어나도크다는것을보여줘야합니다.
아니면,
‘으악’하고크게소리지르고언덕아래쪽으로줄행랑을치는겁니다.
자,지금한번연습해보세요,으악~~~되는대로큰소리로질러보세요."
우리모두는으악~~~하고힘껏소리질렀다.
소리지르고나니
죽어도같이죽고,살아도같이살아야하는든든한동료의식이생겼다.
"그러면곰이안쫓아와요?"
우문.
"몰라요!그러니까…로키산은혼자올라가면안돼요!"
현답.
몇시간을창밖만내다봐야하는625기손님들.
어떤사람은자고,어떤사람은상념에잠기고,어떤사람은사진을찍는다.
나같이상상력이부족한사람은기껏’저산이름은뭘까,저나무는무슨나무일까…’
그런생각뿐이다.
가이드는그걸이미눈치챘는지,
"주의사항드립니다.
저더러,저산이름이뭐냐고묻지마십시오.전모릅니다.또,
저나무이름이뭐냐고도묻지마시구요.그것도모릅니다!"
드디어레벨스톡에도착.
샤토호텔의식당에서저녁을먹었다.잠은거기서안잔다고했다.
점심때김치식당에서매운전골이나와서
손도못대고콩나물만해서밥을먹었는데,
여기서는로스트비프가나와마음놓고잘먹었다.
이호텔에서는나중에돌아올때잔다고했다.
(그래서이호텔이야기는나중에쓸거다.)
좌우지간,
디즈니영화에나올법한아름다운외관.
밖은어두워지고비가부슬부슬내렸지만사진을찍지않을수가없었다.
한시간쯤더가서,
힐크레스트라는호텔에서잤는데,스파도있고사우나도있어몸을풀고…
낮에파머스마켓에서산체리와복숭아를씻어먹고,
무거운컴퓨터를들고로비로내려갔다.
거기서로키여행1신을보냈다.
"내일아침은4시에일어납니다.다섯시부터식사하시고,여섯시에출발입니다."
가이드.
어떤연유로이직업을가지게되었을까?
여행을좋아해서?
똑같은길을수많은사람들을데리고수없이왔다갔다하는여행,
그건여행이라말할수가없다.노동이지.
그래서,
로키산맥이위대해보인다.
이들외롭고힘든가이드들을붙잡아두고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