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무지개
추석오후에
한국에계신두분어머니께전화를했는데
모두동그마니혼자계셨다.
"나이가들면우리가가는것이아니라,우리에게로모여요."
어느블로거의글을보면서그렇겠구나,생각했었는데,
오늘우리어머니들을보니아닌것도같다.
손수음식장만을하실수없어집안에음식냄새가안나서그럴까?
미리다만났었다고하지만그래도쓸쓸해보인다.
나는이웃과조카들합쳐열여섯명과추석을지냈는데,
송편과과일,술,케익등을들고들어서는이웃들이풍류가있어보였다.
모여서나눠먹는게왜이리좋은거야?
나는빈대떡,동그랑땡등을부쳤는데,
그때마다식구들이들락거리며
맛있다,맛있다,하며집어먹는것이즐겁고
와,왠음식을이렇게많이!하면서
손님들이침을꿀떡꿀떡삼키며먹기를기다리는것도너무좋다.
음식다차려놓고건배할때면성취감까지느낀다.
아무래도나는형이하학적인인간인가보다.
한국에서는명절증후군이라는병명을만들어난리치더니이제는
명절노인우울증도생길것같다.
누구든나이들고,
그때되면일하고싶어도못하고,
갈데도없고올사람도없어지니까생기는병.
힘들어도명절에는모여서북적거리는습관을가져야한다.
더늦기전에…나한테하는소리다.
늦은시간에
손님들배웅을하러나가보니
보름달주위에둥그런무지개원이그려져있었다.
‘달무지개’,우리가붙인이름.
난생처음보는것이었는데
사진에는안찍혔다.
좋은일이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