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멘을다시한번봐야겠는데…"
남편이중얼거렸다.
그래서인터넷을뒤졌더니마침,
아틀란타오페라의이번시즌첫번공연이칼멘이었다.
지금으로서는거기가우리집에서가장가까운’칼멘’공연장이다.
왕복8시간의운전.
3시간반의관람.
그리고
그도시에서하루밤을자고와야하는대단한열정.
"칼멘이왜좋은데?"
"신나잖아.아는노래도많고…"
아틀란타오페라공연장소인
콥에너지센터(CobbEnergyPerformanceArtsCenter).
공연장이름에’에너지센터’가들어가서그런지예술적인맛이덜하다.
오페라공연장은어둡고어수선했다.
부다페스트의황금빛찬란한오페라하우스.
사실,
우리는부다페스트의’칼멘’을그리워하는거다.
거기에는오페라하우스에도,길거리에도칼멘이있었다.
"1막유혹
2막사랑
3막유혹,사랑
4막질투,죽음,"
오페라시작전에렉쳐(lecture)시간이있었는데
강사가줄거리를이처럼간단히정리해주었다.
칼멘역으로나오는마리아호세몬티엘(MariaJoseMontiel)은
아주매력적이었다.
스페인출신인데,이번공연이칼멘미국데뷔무대라고했다.
그녀를알게된것이큰수확이었다.
메조소프라노의관능미.
나는메조소프라노가좋다.
"사랑은길들일수없는새와같아…"
잡으려면날아간다.
유명한아리아’하바네라’의가사이다.
새의입장에서는잡히면끝장이지…
새장에갇혀서평생을살아야하니까.
그런데도
남자들은죽어라잡아새장에쳐넣으려고한다.
"왜남자들은아름다운새를보면잡아가두려고(소유)할까?
그냥그대로(존재)보기만하면안되나?"
소유냐,존재냐?
치고빠지는사랑게임의고수,칼멘의고민이다.
그래서
사랑의이름으로나를잡아가두려면차라리죽여다오!
칼멘은그렇게끝을맺는다.
오페라를보고나서찜질방에가서잤다.
오페라와찜질방.
웃기는조합같지만
화끈한’칼멘’보고,뜨끈한찜질방에서하룻밤자는것,
그것도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