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마와 추억 만들기(1)
사실,
워싱턴에간이유는요요마첼로연주를듣기위해서였다.
비행기까지타고…
내가뭐대단한음악애호가라서그런것이아니고,
귀하신분’요요마’님을평생한번보고싶었는데,
기회가되었기때문이다.

요요마베이스볼져지,구글에서 몇달전,
딸들이아빠는야구경기에,엄마는음악회에따로초대를했다.
모두워싱턴에서열리기로된것이었다.
남편은텍사스레인저스팬이고,나는요요마팬이다.
우릴따로따로부른이유는우리부부사이가나빠서가아니라.
둘중에하나는집에남아,고3짜리조카를돌봐야하기때문이다. 워싱턴의내셔날파크경기장,2008년오프닝나잇,위기피디아에서 그때까지는,
텍사스레인져스가승승장구해서아메리칸리그플레이오프에나갈줄알았고,
그러면워싱턴구장에서경기를할줄알았는데
레인져스가마지막다섯게임을모두죽을쑤는바람에플레이오프에못나가서 남편도자동탈락,워싱턴에못갔다.
한편,
첼리스트요요마는별이상없이잘나가서
나는예정대로워싱턴의음악회에갈수있었던것이다.

케네디센터의컨설트홀은3층까지꽉차있었다.
그런데
무대에는의자하나만덩그러니,오케스트라도피아노도없고,
대신그자리에관객들이앉아있었다.
무대양쪽에한30명씩,도합60명쯤앉았을까?
"왠일이야?"
"솔로니까요.대신저기앉은사람들은무지비싼표를샀을거예요." 백만장자들일까,음악전공자들일까?둘다? 아마도WPAS(WashingtonPerformingArtsSociety)후원자일지도모른다.
비록요요마손가락의바로옆이지만,
무대에앉아수많은청중의시선을받으며음악감상, 나는거저줘도못할것같다. 바하의SuiteI,프렐루드.
컨서트시작시간이7시반이니까
기분내고저녁잘먹고온사람들에게는
식곤증이오기딱알맞은시간과분위기다.
잠시후, 옆에앉은여자가드디어졸기시작했다.
졸지않기위해서나도’바하’의추억을끄집어내기시작했다. 첼로스위트표지

"어머,반주자가늦게오나봐."
작은딸이혼자무대에나와서바하를연주하기시작했다.
옆에앉아있던켈리씨가’저건무반주야!’속삭였다.
딸이연주하는곡목도잘모르는엄마.
아무리딸과떨어져살았기로서니
그녀가바하를연주하는지뭘하는지도모르고있었다니… 그저연주회끝나고리셉션할때쓸음식걱정만했었다.

"제리사이틀에오신여러분께감사드립니다.특히
멀리한국에서오신외할머니,그분은제음악최고의후원자예요.
할머니,한번일어나주시겠어요?"
작은딸은뜻밖에도청중속에앉아있던할머니를일으켜세웠다.
영어를모르는할머니는어리둥절일어나서박수를받았다.
10여년전,
작은딸의졸업연주회에서있었던일이다.
딸은부전공으로음악(첼로)을했었다. 요요마는”아팔레치안월츠’를연주하고있었다.
생전처음들어보는곡.내가듣기에도연주하기힘들어보이는곡.
그래서다시추억속으로… "내게조금만더일찍왔으면좋았을걸…"
첼로선생님은딸의커다란손을보며아쉬워했다.
고등학교2학년이되어서야겨우제대로레슨을받기시작한딸은
그선생님밑에서눈부시게발전해갔다. "음악을시켜볼까요?"
"본인이결정하게하세요.음악은미쳐야하는거예요."
그런데,
대학입학원서쓸때까지딸은음악에미치지않았다.
루이스선생님처럼식구들이다휴가를가도안따라가고
집에홀로남아첼로를켜는그런열정은없었다.
첼로를좋아하나결코미치지는않았다.

바하의스위트2번이끝나자우레와같은박수.
"얘,저사람그렇게잘하는거니?"
"어휴~너~어~무잘하지요."
약간어색한한국어엑센트로딸이대답했다.
왜잘한다는거야?묻고싶었지만, 참았다. (요요마와추억쌓기2,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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