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연말에딸이스마트폰을사줬다.
사실,전화만쓰는내가구지비싼스마트폰을살필요는없지만,
지금안쓰면영영뒤떨어질까봐눈딱감고고맙게받았다.
"거기다카카오톡과애니팡을깔아줄래?"
그래서애니팡을시작했다.

수도쿠나애니팡,모두머리가아프거나스트레스받을때한다.
특히애니팡은졸릴때책보면서하면좋다(나에게만?).
내일상이란,
별로부지런하지도못하면서하루종일잡다한일에묶여
밝은대낮에책읽기가잘안된다.

그래서잠자리에들어가야책을펴는데
아무리재미있어도몇페이지못읽고골아떨어지기일쑤다.
(요즘은낮에도책만펴면졸음이오지만…)
그럴때애니팡을한다.
한번,하트다섯개쓸때까지6-7분?,하고나면
정신이좀나서다시책을보고…제법진도가나간다.

수도쿠는채우는게임,
애니팡은깨부시는게임이다.
수도쿠가9개의다른숫자를줄세워틀을채운다면,
애니팡은3개이상의똑같은모양을줄세워틀을깨부수는거다.

수도쿠와애니팡둘다
비행기를타거나오래기다릴일이있을때,
스트레스받아마음이복잡할때하지만,

지금같이
답답한이메일을받고나면바로애니팡을누른다.
속상한가슴을진정시키기위해
단5분만이라도머리를식혀야하니까…

남편은나더러’그걸왜해?’라고하지만,
나는그더러’당신은수도쿠를왜해?’라고묻지않는다.
사실
남편의스마트폰에는애니팡이안깔려서남편은그게뭔지도모르면서
(딸이내스마트폰에만깔아줬다)
123456789숫자를맞추는수도쿠는머리쓰는일이고,
돼지,원숭이,토끼,고양이,쥐등을깨부수는것은바보짓으로본다.

제1회세계수도쿠대회,2005년

수도쿠가칸메꾸기라면,애니팡은칸깨부수기다.
평생칸메꾸기에매진하는사람,
평생칸깨부시기에매진하는사람,
둘다집중을필요로하고
짧은시간에빨리목표를달성해야하지만
다른점은,
수도쿠는안하고내버려두면빈칸이그대로남아있고
애니팡은부셔도,부셔도,곧바로그자리가메꿔진다는것이다.

인생.
채우려고애쓰는인생,버리려고애쓰는인생.
나름발버둥치며바쁘지만

어떤인생이더고달플지는잘알수가없다.
그런데도나는
수도쿠,애니팡,두가지다하면서떠블(double)로고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