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 먹는 여자를 위하여

일주일을두문불출했습니다.
사람들말이
대상포진은잘먹고푹쉬어야한다고하는데
사실
독한약을먹으려면밥을꼭챙겨먹어야하고
몸이쑤시니자빠진김에쉬랬다고푹쉬어야지뭐어쩌겠어요?

그래도
뭘먹으려면내손으로해야합니다.
물한잔도떠주는사람없으니까요.
미국살면이게서글퍼요.(누구나다그렇진않겠지만…)
다행이많이아프지않아꿈지럭거리며
굶지않을정도로챙겨먹고있었는데…

음식부조가들어왔습니다.
이웃친구가해왔어요.
여러가지나물을작은비닐봉지에담아하나가득가져왔습니다.
남편이집에없어저혼자먹을거지만,
각각접시에담아밥상을떡벌어지게차려봤습니다.

이친구는전업주부가아닙니다.
방학동안에만(?)열심히살림하는대학교수입니다.
이런나물하려면하루종일걸렸을거예요.
삼삼하고맵지않은것이제입맛에딱맞습니다.

사실은
제가대상포진진단을받자마자남편이떠났어요.엥?
이번여름에테네시에있는연구소에서일하게되었거든요.
저도같이가기로했었는데제가그만아파누어버렸죠.
낮선곳에가면의사도,병원도모르는데아파도내집에서아파야죠.

그래서혼자남았습니다.

그와중에남편이가져갈밑반찬해서싸주고…
그래서
제아침은오트밀과시리얼,
점심은밥과남은밑반찬,저녁도밥과밑반찬.

혼자많이아플까봐걱정이되었는데다행이가볍게지나가는것같습니다.

기분이묘했습니다.
누구든혼자아프면막막하겠지만
특히나이들어혼자아프면어쩐다?생각하면…
그러다고개를설레설레흔들고벌떡일어나샤워도하고빨래도합니다.

고기덩어리도떡하니…

상차림사진찍고나서
딱한젓가락씩만대접에담고나머지는다시비닐백으로들어갑니다.
설거지할그릇이싸여도재미있습니다.
혼자밥먹는여자가이런재미도없으면어떻해요?

왠’칠성사이다’냐구요?
진짜진짜참기름이라고울엄니께서보내주신겁니다.
지난번아들졸업식에다녀간동생편으로요.
제가뉴욕까지가서받아온겁니다.
참기름한병이살림에얼마나큰도움이되겠습니까마는,
좋은것이생기면멀리있는딸생각이나서
어떻게해서든지보내주려는엄니의마음이전해져와서
밥을비비면서도마음이먹먹합니다.

아프면엄니생각이많이나요.

잡채도넣어비비고

친구가생쥬스도갈아줬는데다섯가지가들어갔답니다.
그걸만들며벤조가건강해지길많이많이바랐겠지요?
친구의그마음도담아마셨습니다.


백악관의쉐프랍니다.

음식만드는마음처럼순수한게어디있겠어요?
될수있으면맛있고좋은음식을만들어
먹는사람을기쁘게하겠다는마음.
오늘친구의그마음을받아한상차려놓고

저도먹고여러분들도초대한겁니다.
많이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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