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 나름
영자씨농장에무뽑으러가는날.
"오늘점심은내가쏜다!좋은일이있어."
K가기분좋게큰소리를쳤다.
우리는궁금해서식당에앉자마자뭐냐고물었다.
"응,오늘아침에아들전화를받았거든.
근사한목소리를듣고나니속이후련하고기운이막나는거야."
아들의안부전화를받았다고점심을사?
아들다섯에,아들들과매일훼이스북으로만나는영자씨가픽웃었다.
"난그럼,점심사다망하건네!"
이유없이소식이끊어졌던애인에게서다시연락이온것같다나…
그런데그녀가아들에게한말은겨우
‘네목소리들어서너무너무좋다,엄마좋아서눈물나려고해,고맙다,고마워!’
그러고끊었다는데,행여말실수해서트집잡힐까봐서라고.
그소리를듣는나도눈물이나려했다.
나도딱그런식으로아들과통화를하는데,그래서통화하고나면더허전하다.
옛날에내가시어머니앞에섰을때처럼
아들목소리만들으면목이막히고무슨말을해야될지모른다.이런,병신…
"우리아들은행복하지가않은가봐."
"왜그렇게생각하세요?"
"사랑하고행복하다면왜그렇게나에게인색하게굴어?"
"어머,그반대죠!"
젊은S가눈을동그랗게뜨고말했다.
"반대라니?"
"자기들끼리행복해죽겠는데,남신경쓸새가어디있어요?
엄마에게전화할새는더더구나없다구요!"
우리는잠시멍한시선을주고받았다.
"음,그것도말이되네."
그래,
자기들끼리행복하게사느라우릴생각할새가없다면다행이다.
너무행복해서남생각할틈도없다?
그럴수도있겠네.
다른각도에서보니사물이달라진다.
이래서
젊은사람들도만나고다녀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