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혼자골프치면안된다는룰은없지만
혼자골프장에나가는건좀망서려진다.그래도
푸르른하늘,붉은단풍이불러대서할수없이나갔다.
평일오후엔사람이많지않아어떤때는’여왕님골프’를친다.
너무사람이없어무섭다는생각이들정도.그래서평평한코스로갔다.
산골짜기보다는훤히뚤려마음이놓이기때문이다.
사람이많아도걱정,없어도걱정이다.
나는시간약속하고운동하는걸별로좋아하지않아서
남편외에다른사람과는거의골프를안친다.
체육관의각종구룹엑스사이즈프로그램에도
정해진시간에맟춰나가기가귀찮아서안가고
그냥아무때나시간날때가서혼자뛰거나수영을한다.
실력이안늘어도할수없지…
남편은시간에쫓기기때문에골프가부담스러운눈치다.
마누라병간호하는셈치고함께걷고쳐주는것같기도하고…
그래서인지비오는날을은근히좋아한다.골프장안가도되니까.
골프치다말고사진찍는여자.
사람들은별로좋아하지않지만단풍나무들은날좋아한다.
자기들의아름다움을알아주니까.
4년전처음골프채와신발,장갑을샀는데
그때까지우리부부는골프에대해아무것도몰라서
이웃친구가운동구점에데리고가골라줬다.
골프장멤버십도그친구가검색,추천해줘서
첫1년은파3만있는코스에등록했었다.
‘머리를올려준’사람도그친구,
지금도우리에게골프,하면그친구다!
(이블로그보면웃을거다)
한국의여자프로골퍼가잘나가는덕분에미국사람들은
한국여자들은다골프를잘치는줄아는것같다.
사실거의모든한국여자골퍼들이체격은작은데도잘친다.
연습을많이해서그러나?그럼체격좋은나는?
천부적인소질이있어연습안해도잘친다고…큭큭큭,믿고싶다.
내가혼자골프치러간줄도모르고남편은
"내일일찌감치일어나나가서아침먹고골프치러가자."
인심쓰듯말했다.
"혼자가슈.난이미갔다왔응게."
혼자서도갈줄안다구요!
‘블루플레이트카페’는암센타근처에있는미국식당인데
내가방사선치료받을때가끔씩아침을먹던곳이다.
아침을굶으라고해서빈속에치료받고나오면
그집음식이아주맛있었다.지금도맛있다.
미국남부음식점으로흑인동네에있는데도
백인들만바글거리는음식점이다.
사람이너무많아기다리다가12시가넘어서야골프장에갔다.
이틀연속으로치는골프라힘이딸려슬슬치는데오히려잘나갔다.
인생살이도이렇게힘을빼야할때가있는거야…
그렇게생각하자마자또안맞았다.
아랫배에숨을모았다.잘맞았다.
더이상딴생각은안하기로.
집으로돌아오는길에우리동네단풍을찍었다.
포토제닉동네.
언제,어디서찍어도사진발이잘받는동네.
집에와서
뜨거운호박차와찐고구마,배를깎아먹었다.
부러울것없는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