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무 섞어 한접시

찬란한겨울,유리창밖의나목을바라보며

내가끓인커피맛에스스로감동한다.

빙점(氷点)아래서벌거벗고햇볕을쬐는나무들의모습이당당하다.

휘파람을불고서있는누드의겨울신사처럼.

나무야나무야겨울나무야

쌓인응달에외로이서서

아무도찾아오지않는겨울을

바람따라휘파람만불고있느냐

나는외우는하나없어도동요는여러개외운다.

아마노래를했었나보다.그게아니라,노래로외우는것이오래가는거겠지

추운데도존스벨리목장에말들이나왔다.혹시청마인가유심히살펴보았는데..청마는진짜있는가?

교회에할머니가있는데자매간이다.산꼭대기에산다.

한분은결혼했고한분은싱글이다.언니,동생,형부가같이산다.

싱글인처제가먼저아프기시작했다.간호하던언니가힘이든지병원에실려갔다.

형부는두여자노인을간호하느라힘들어죽겠다고기도를요청했다.

어느,

언니의딸이노인을돌봐주러플로리다에서왔다.

어머니랑교회에같이왔는데누가엄마인지누가딸인지구별이안갔.

그런데두주일지난어제,딸의남편이심장마비로병원에실려갔다고연락이왔다.

딸은집으로돌아갈비행기표를구하려는데마침미국남부를덮친눈보라때문에발이묶였다.

그래서우리는그녀가하루속히남편곁으로있게기도를한다.

양지쪽에앉아있는소들,광우병신봉자들은앉은소를먹으면미친다고하던데…

백내장수술을쥬디,15분이면된다고들어가더니뭐가잘못되어두시간넘게수술하고

계속문제가생겨병원에다닌다.

오랫동안기다리던일자리를잡은,일자리는구했는데집을구해서

임시로어디살았다는데,사는곳에서내일쫓겨나게되었다.

날씨는춥고,갈곳은없고,짐이라고맡길곳이생기면셜터에라도간다는데,

부모집으로는들어가는지…기도해달라고한다.

이메일은거의이런기도요청으로가득차서

어떤때는이메일체크하는일을미루기도한다.산듯한소식도듣고싶어서다.

봄이되면오려나?

평생을살아봐도한자리

넓은세상얘기도바람께듣고

피던여름생각하면서

나무는휘파람을불고있구나

(동요겨울나무’2)

아무래도겨울나무는신사일것같다.

알라바마에도평생을자리에살며

휘파람불어가며자기자리를지키는남부신사들이많다.

잎새떨구고앙상해진나무를보고

누가헛살았다하는가

열매빼앗기고냉랭한바람앞에있는

나무를보고누가잘못살았다하는가

헐벗은나무들이산을지키고

숲을이루어내지않았는가

하찮은언덕도산맥의줄기도

그들이젊은바쳐지켜오지않았는가

가지에새없는둥지하나달고있어도

끝났다끝났다고함부로말하지말라

이웃산들이하나씩허물어지는보면서도

지킬자리가많다고믿으며

물러서지않고버텨온청춘

아프고눈물겹게지켜낸시대를빼놓고

도종환의겨울나무라는시다.

접시꽃당신을향한애모가,금빛무궁화꽃으로바뀌었어도,그는역시시인이다.

창밖의나목을바라보며내가하고싶었던말을,그가해준다.

동요와시를섞어서인생의노래를부른다.

바람따라휘파람을불며지켜낸자리,

물러서지않고버텨온청춘,

그걸

끝났다끝났다고함부로말하지말라.

(그런데,도종환시의마지막뻬놓고무슨뜻인지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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