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바마의 겨울 (!)
눈이올거라고며칠전부터일기예보에서호들갑을떨었습니다.

우리동네는

눈이오면거의백발백중학교와관공서가문을닫습니다.

일년에잘해야한두번눈이오니까

치우는장비가없어서예방차원에서문을닫는것같습니다.

눈많이오는날소나무밑에가지말라고경고합니다.

나무가지에눈이너무많이쌓이면가지가부러져사람이다치고

전선이끊겨전기가나가버리기도하지요.

한국은전선이지하로묻혀이런위험이없다면서요?

우리집은전기가나가면올스톱입니다.도시가스가집안까지안들어왔기때문이죠.

그래서불안해서자동차기름을잔뜩채웠습니다.

전기가나가면전화베터리충전할데가자동차밖에없잖아요.

추위걱정은되는데외부와고립되는것은겁납니다.

기름을넣어가지고집에오니,남편이우아하게책을보고있었습니다.

심술이더럭나는거예요.

한번도기름을내가직접넣어적이없어요.남편이항상해줬지요.”

얼마전케이가쫑알대던말이생각나입안이씁슬해지구요.

비와눈발이조금날리고기온이영하로내려가자학교가문을닫았는데,

다음날은조금춥고더미끄러울거라고해서닫았습니다.

본격적으로눈이올때까지이틀이나뜸을들였지요.

아틀란타에서지난번눈때문에난리가것을보고지레겁이났나봐요.

그때아틀란타시장이문제없다고큰소리쳤다가많이먹었잖아요.

지금도동북부에는때문에난리인데,

사실거기에비하면여긴엄살수준입니다.

윈터스톰으로경제적손실이크다고하는데요,

장사하는사람들이야개점휴업에애가타겠지만

우린며칠간편히쉬었습니다.

오래텍사스에살때,

모임이있어뉴욕에올라갔는데눈이엄청왔더라구요.

당시저는한국떠나서십여년을눈구경을했던지라환호를했습니다만,

속에서운전하는것이문제였습니다.그래서

미니밴을빌려몇사람이타고다니기로했는데,텍사스에서오신분이운전을자원했어요.

모두들뜨악해했죠.

구경도못하는더운곳에사는사람이눈속운전을한다니까요.

이래봐도한국의쌓인산골길을무시로달리던실력입니다!이깟거야아무것도아니죠.”

아저씨가하도큰소리를치니까,

미시간,카나다등지에서사람들이불안한채로양보하더군요.

뒤에앉은아저씨들은눈때문에사고났던경험을늘어놓구요.

와중에도텍사스아저씨는아무사고없이마쳤습니다.

저는오금이저렸지만요.

눈이펑펑내린다는표현을누가먼저했는지모르겠지만

눈이펑펑오는날은죽이고눈물을펑펑흘려야같습니다만

저는그저멀거니밖의가로등만보고있습니다.

이런날을위하여

화이어플레이스의장작을샀는데,

별로춥지않지?”히면서그냥지나갔습니다.너무실용적이지요?

오래동안실용적으로만살다보니

몸둥이뎁히는것만생각하지가슴에불지피는것은잊은것같습니다.

오는밤의가로등은

눈오는밤의벽난로처럼저를속상하게합니다.

아무리기억을쥐어짜봐도영화처럼

눈발날리는가로등밑에서멋진남자와헤어지던낭만의기억이없어서요.

그래도

소치동계올림픽중계와어울려져서

그럭저럭겨울기분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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