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귀신 이야기- 지젤
볼쇼이발레의’지젤’을보고나오니
밖은촉촉하게젖어있었다.
포토막강변을밤비가한차례지나간듯하다.
여기는워싱턴.
슬프도록아름다운발레를보고나와서그럴까?마음이가라앉는다.
"아름답지,엄마?"
"그래참아름답네…"
나는지젤을항상’처녀귀신이야기’라고한다.
못이룬사랑때문에죽은처녀들이귀신이되어복수를하니까.
그런데
이번에는애절하기는커녕
"아니,사랑하는남자에게약혼자가있다는걸알고탁고꾸라져서죽기까지해?
기절정도라면몰라도…"라는생각을했다.
왜점점이렇게민퉁스런생각만하는지…
누군가,지젤을볼때몇가지포인트를보라고했는데
그중에한쪽발로깡충깡충뛰듯이춤을추는것.
그동작이나올때사람들이박수를쳤다.물론다른부분에서도쳤다.
아마도거기가체크포인트인듯…그래서나도따라쳤다.
발레는중간중간박수를쳐도되나보다,하며.
그런데
나는그게싫었다.박수소리에음악이깨지는것이다.
볼쇼이발레는과연잘한다고해야하겠지?
지젤은카작에서한번,그리고이번이두번째보는것.
그러니뭐라말하는게사실주제넘은짓이다.
이발레도딸이구경시켜준다고해서갔는데,
아는분더러같이가자고했더니
이공연티켓이300-500불사이란다.
그러면안갈거예요.
다행이딸은그것보다는훨씬싸게샀다고해서
남편은떼어놓고딸과둘이만갔다.
‘남자가뭘발레를봐!’하면서…
그런데
케네디센터공연장에는남자들도많았다.
.
남자무용수가하얀꽃두개를들고
우물쭈물(하는것같이내게는보였는데)
막이내렸다.
아쉬웠다.
비싼표인데좀더오래하지…(자꾸본전생각?)
기분좋은밤.
어슬렁거리기딱좋은밤이었다.
워싱턴에오면이런호강을해서좋다.
그런데딸아,
다음엔총각이랑같이가거라!
(이미지는위키피디아에서.제컴이고장나서사진을올릴수가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