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혼곡을들으러갈기분은아니었다.
그러나
동생이왔는데
도무지할것이없었다.
그래서네쉬빌심포니를찾아보니
마침브람스의’독일레퀴엠’을하고있었다.
갑자기티켓을사려니
붙은좌석이하나도없었지만
그래도샀다.
남편,동생,나,셋이다흩어져앉았다.
2시간을고속도로로달려야도달하는곳,네쉬빌심포니홀.
그래도컨서트가는길은항상마음을설레게한다.
정돈된사람들을만나고,숙련된소리를듣는곳.
네쉬빌심포니홀은주차가항상문제다.
우리는컨서트홀주변을뱅뱅돌다가
몇블록을지나허름한거리의낡은건물앞에주차했다.
"$5.00"싸인.
술냄새팍풍기는주정뱅이영감이주차권을주며’내가지켜줘!’했다.
속으로’너나잘지키세요~’
브람스의독일레퀴엠.
"애통하는자는복이있나니저희가위로를받을것임이요.(마태복음5:4)"
이렇게노래는시작한다.
창립50주년을맞은네쉬빌심포니합창단의소리가가슴을울리기시작했다.
죽은자의영혼을위로하는것이아니라
산자를위로하는듯.
그렇다,
사랑하는이를잃고애통하는사람에게
이진혼곡만큼위로를주는것이어디또있으랴!
브라암스가이곡을쓰게된동기도
스승인슈만과자신의어머니를그리워하며지었다고하는데
망자를그리워하는마음뿐만이아니라
세상에남겨진클라라슈만을바라보는
브람스의애틋한마음도담겨져있는듯.
이곡은격려의나팔소리를듣는것같았다.
위로와감사가넘치는음악.
한부분,한부분이다감동이었다.
(가사는대부분시편이고독일어로부르지만영어로번역되어스크린에뜬다)
나는정말큰소리로’아멘!’을외치고싶었다.
자꾸가라앉으려는마음을떠받쳐밀어올려주는
합창단과트럼펫의장엄한소리와메세지.
감사합니다,하나님!
슈만을잃은클라라의슬픔,어머니를잃은브람스의슬픔,
모든위로는하나님에게로부터온다.
3절의끝,"MyhopeisinThee"
일년예배를다드리고나온듯했다.
5월마지막밤,
도시의산들바람을가르며나는의기양양하게걸어갔다.
왁자지껄한칸추리음악의도시네쉬빌.
그밤,거기에있는모든사람들이정겨웠다.
(대부분의진혼곡은카톨릭교회미사용으로작곡되어라틴어로불리웠지만
브람스의독일(어)진혼곡은교회예식과는상관없이작곡되었다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