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마운틴, 그대의 고향
BY ON 6. 5, 2015
그린마운틴(GreenMountain).

우리동네의등뼈와도같은산.

점점전설이되어가는조용한마을들이그품에안겨있다.

여동생의사돈이왔다.

딸이아기를낳아서도와주러왔는데,

내조카의장모이면나와는촌수가어떻게되나?

그러나내직장후배라서나더러언니,언니,한다.

마침,

그사돈의대학후배도여기에살고있어,

(얼마전내블로그에났던,골프우승으로자동차를탄안박의아내)

셋이함께그린마운틴에갔다.상품으로받은그자동차를타고.

그린마운틴에는아름다운호수가있는데,

이산꼭대기에어찌물이있단말인가!감탄한다.

어떻게호수가생겼어?

간단히말하면,

지형이찻잔받침처럼생겨서가운데약간파진곳으로물이고여생긴것이라고.

한국에서는산꼭대기는산신령의영지로

사람이감히집을짓거나마을을이루는일을안한다지만,

이곳에서는산신령눈치안보고산꼭대기로올라가산신령과함께사나보다.

그린마운틴,녹색의산.

그러나산이름은녹색이라서그렇게지은것이아니다.

1800년대이곳에처음정착한찰스그린(CharlesGreen)이라는사람의

이름을따서지은것이다.

정식명칭은MadisonCountyNatureTrail(메디슨카운티둘레길?)

호수가를따라트레일이있다.

비싼등산복차림은절대안어울릴것같은오솔길.

100년전의소박한남부여인차림새로걷고싶은트레일.

호수건너편에는지붕이있는다리(coveredbridge)가있다.

소설‘메디슨카운티의다리’가생각나는데,

여기도메디슨카운티이지만,그다리는아이오와에있다.

도시남자가보내는눈길에마음을빼앗긴시골아낙의사랑.

이름을불러주세요,나여기있어요…

클린트이스트우드가배역에어울리지않는다고생각해서

난영화는안보고소설만읽었었다.

후배는산밑동네에살아여기를자주온다고했다.

이호숫가에홀딱반해있는것같았다.

사람도,자연도,자꾸만나야할말이많아지고정이드는법.

이게뭐같아요?

뱀대가리?

아니라고했다.

사진꼭찍으세요,한다.

커버드브릿지를지나면통나무오두막집이나오는데

찰스그린의가족이살던단칸집.

그린은두아내사이에서열다섯명의자녀를두었는데

모두이작은통나무집에서길렀다고한다.

그는네델란드이민자로,

뉴욕에서텍사스로가는중에이곳에주저앉았다.

아내가임신을해서더이상이동하기가힘들어졌기때문이다.

첫아내는아이둘을낳고죽고,재혼해서열셋을더낳았다.

문앞에써붙인낡은안내문에는아이가12명이라고했는데

더이상의자세한기록은없다.

집안에는다락으로올라가는사다리가있었는데

잠은모두다락에서잤을까?

산속통나무집의열다섯명아이들…

빨간새가보이시나요?

우리교회에버나드라는90이넘은노부부가있다.

바로이산꼭대기에서거의60년을살아오고있는데,

일곱살아래의여동생과함께노인셋이산속에산다.

그는원래플로리다사람인데,

1957년이곳에와서반해가지고아직까지그자리에살고있다.

그는2차대전과한국전참전용사.

그리고,그린마운틴의산증인.

통나무집주인찰스그린(CharlesGreen)이야기와,

초창기그린마운틴주민이야기,

동네길이름이어떻게지어졌으며,

주민스스로가소방훈련을자원,자격증을얻어자체소방서를가졌던얘기,

흑백통합정책(Desegregation)에의해아이들을멀리산넘어학교에보낸이야기등등…

버나드씨는그린마운틴의옛날얘기할아버지다.

“1960년대어느겨울이었어.기온이영하15도밑으로계속되고눈도40센티나쌓였는데,

우리는신이나서호수에가서아이스하키를했지.

스케이트도없고장비도없었지만나무토막을들고깡통찌그려트린것을가지고

온동네주민이아주신나게놀았어.”

그도이제는

병원가까운아랫동네로내려갈준비를하느라땅과집을내놓았다.

그들은반세기전에히말라야에갔었고,킬리만자로에갔었고,

그렇게세상을다돌아다니다가지금은그린마운틴꼭대기로돌아와

나와같은시간과공간에서옛날이야기를한다.

산속에아주작은채플이있었다.

언제지었는지누가썼었는지에대한기록은없다.

원주민그린씨가족만다모여도꽉찼을것같은교회당.

호숫가한바퀴를돌아벤치에앉았다.

지는해에반짝이는물결을바라보며사돈은,

아기를기르는방식이신세대인딸과달라서

별로도와줄것이없다고지나가듯말한다.

해질무렵에호숫가를떠났다.

버나드영감님집쪽을바라보며나는,

후손에게들려줄고향이야기가없어슬프다고지나가듯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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