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 오는 날
눈.

10월에내리는눈은아마도생애맞는같다.

눈이오면신을신발이마땅치않아

며칠째‘오또사이바자르’(재래시장)기웃거렸는데

창이톱니바퀴처럼생긴,미끄러지지않을신발을찾아샀다.

그래서눈이쌓이면꼼짝안하고집에있을예정이다.

러시아어학원에도땡땡이치고갈거.


사람들은,

일년도있을거면서뭐하러그렇게열심히러시아어를배우려하느냐고묻는다.

사실나도그런생각을가끔한다.미국에돌아가면잊어버릴것을…

그러나일주일에닷새,매일두시간씩,열심히다닌다.

운동삼아빨리걸어‘칼막스네거리까지가서버스를탄다.



우리’아버지’의집


나는초급반에들어갔다.

반에는사람의한국성인과중국학생이하나있는데

나타샤씨는나랑비슷한연배의한국인.자주빠진다.

여기와서시간앉아있는만도충분해!해봐야되지도않는걸그리

스트레스받아가며열심히?”

맞다.그런데오셔?

다른아가씨는20중반같은데

한국에서무슨학교를다녔는지아주궁금.


학원은학생비자를발급해서그런지남녀노소가다학생이다.

대부분한국,중국인인데,내가알기로70학생도있다.

학원가고오는버스는오또사이바자르앞에서서는데,

그래서집에올때는시장을그냥지나치지못하고,매일무언가조금씩들고온다.


며칠전에는홍시가나왔다.

여섯개를샀는데남편이앉은자리에서개를먹어치웠다.

그래서어제는다섯개를샀다.

주먹만한홍시다섯개에3불.

이럴마다나는작은행복을느낀다.

며칠날씨가으스스했었는데,

어제저녁부터히터가들어오기시작했다.

여기는중앙난방이긴해도특이한중앙난방이다.

도시의북쪽에있는난방공급플랜트에서물을덮여도시로보낸다.

그래서시민모두가같은시기에난방을공급받는데

덕분에나는공산주의를약간경험한다.

정부가난방을주기로결정때까지시민은으스스해도기다려야한다.

물론

자본주의사회가지금은난방비를내거나집이없으면

난방을받을없고,반면,부자들은별도의난방시설을하겠지만

아직도공산주의의흔적이랄까,이런것이남아있다.


아직도딸기와포도가나온다.수박과멜론도좌판에딩군다.

지금의한국청년들에게는꿈같은이야기이지만,

소련연방시절에는정부에서이들에게공짜로집을주었었다.

지금내가사는곳과같은5짜리낡은아파트들은대부분그때지은것이라는데

키르기즈가독립국가가이후,아파트들은매매가되기시작했고

부동산붐이일었다고한다.


여기서는저찐만두를’만띄’라고부른다.옆의것은’쌈사’라는빵.

이곳청년들이한국에나가착실히일하고돈을모아오면

이런아파트를살수있다는데,아파트값은대강5만불정도.


이야기를듣다보니우리젊은시절

중동에가서벌어와아파트사던때가생각난다.

어떤이는남편이보내는돈을착실히모아집을샀지만,

어떤이는바람이나서남편헛고생시킨사람도있었다.

여기도그런경우가가끔있다고…


우즈벡산흰쌀과붉은쌀을섞은밥



현지배추로담근김치,양념도모두현지생산물

한때,한국의건설업체도들어와아파트를지었다는데나는어디에있는지아직모른다.

어떤나라건설업체는고층아파트를날림으로지어지진이나면위험하다고

일부시민은러시아연방지은낡은아파트를선호하기도한.

여기도지진위험지대이기때문이다.

저녁밥상,시금치국,잡채(현지당면),김치,멸치볶음(현지땅콩)

사람사는곳은어디나마찬가지로이런저런이야기꺼리가있다.

잠간곳이라서인지,아직불편하다는생각은없다.

오히려몇십년한국때의경험이생각나고,

그경험으로불편을해소하고,간소한생활을즐기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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