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들면 고향
러시아어학원근처에가면무서운할머니가있습니다.

누가주차를해놓으면지팡이로범퍼를두들기는데

차가찌그러질같아도주인들이아무못합니다.

그런데어느보니

할머니가꼬부라진허리를지팡이에의지하고낙엽을쓸고있었습니다.

소리칠하다는생각을했지요.

돈을받고하는것인지아닌지는모르겠으나아무튼

자기일에자부심을갖는다는것이대단하죠.그래서

다음부터는아는척하고즈뜨라스부이쩨!’인사하고지나갑니다.


우리아파트옆은중고등학교입니다.

버스를타러가려면앞을지나야하는데,

낙엽떨어지는거리가걷기에괜찮습니다.

어느보니

학생들이빗자루하나씩들고나와거리를쓸고있는것입니다.

장난치고킬킬거리느라정작일은더디지만,그래도낙엽은치워집니다.

수업하니일단은좋겠지요?옛날생각이나서미소가지어집니다.


매일열심히나가걷는데도토요일하루종일집에있으면

몸이근질근질합니다.그럴때면,

한2킬로쯤떨어져있는커피숍아드리아노’까지걸어갑니다.

비쉬켁은

북쪽에관청과학교,오페라발레하우스,심포니홀등이있고

한국사람들도거기에많이살고식당도많은데따라서

분위기있는레스트랑이나커피숍도많습니다.

우리가지금사는남쪽은시티북쪽비하면곳이별로없어

이‘아드리아노’무척반갑지요.



미국에다니러동생에게카카오톡을칩니다.

카푸치노마시고있다!”

아,나도커피마시고싶어,애들집에는커피가없네?”

저는이상적인도시에와서살고있는같습니다.



커피숍에서나와시장쪽으로가,벼룩시장이섰습니다.

그러고보니,토요일이군요.어디건벼룩시장은재미있습니다.

말도통하면서헌책과시디파는앞에섰습니다.

앗,코난도일이라고있다!’

더듬더듬읽는러시아알파벳으로아주발견을했습니다.

할머니가바이올렛화분놓고웅크리고앉아있었습니다.

얼마예요?’

‘150솜’

두개에200솜?’

정도말은대충합니다.

‘280솜’

할머니가겨우20깎아준다고합니다.

(참고로,1달러가대강70솜쯤됩니다.)

그러나,다른물가비해비싼같아망서리다가하나만샀습니다.

것을…그래봐야4불인데…


딸러나원으로계산해보면엄청싸지만,점점이곳물가에익숙해져

전을갂으려하다되면바가지쓰는느낌이드는거예요.

미국으로돌아가면어떻게살려고…


거리의악사는항상슬프게다가옵니다.

악사와아코디언은낡았지만,소리는가슴을울립니다.

남편은상자돈을넣고,저는사진을찍었습니다.

돈상자가너무커서언제나다채울까걱정이되었습니다.



네거리에통닭을굽고팝콘을튀기는가게가있습니다.

팝콘봉지에25(400원),달달하니맛있습니다.

저녁에한글학교끝나고집으로이걸사먹습니다.

통닭값은미국보다비쌉니다.미국의’코스트코’통닭을당할데가없습니다.



미국친구들을만났습니다.

말이친구이지,하면손주뻘되는학생들이예요.

우리와함께오리엔테이션받은친구들이라가끔씩모이는데

모임에항상우리를끼어줘서감사한마음으로갑니다.

그래서한번초대를하려고하니,우리집에소파가없어서

엄두를내고있다가한국식당으로초대를했습니다.

불고기,양념닭고기,잡채와볶음밥을시켰는데,

음식이약간매웠습니다.볶음밥도매웠습니다.

그래서먹을있냐고물었더니,오히려

이거김치볶음밥아녜요?”합니다.

룸메이트가한국계라서많이먹어봤다네요.

아마도느끼한현지음식을먹다가칼칼한것을먹어서좋았는지

잘들먹더라구요.

남은것은싸가지고갔습니다.

미국젊은이들사이에도은근히한류가흐르는같습니다.


친구들은택시타고가고,우리는버스를타고돌아왔습니다.

남편은죽어라하고버스만탑니다.하긴,

버스를타면젊은이들이벌떡일어나자리를양보해서

굳이택시를필요가없긴합니다.

7카작에갔을때는남편에게만자리를양보하더니

이제는저에게도백퍼센트양보를해줍니다.

앉을조그맣게스바씨바’하고앉으면,

저도영락없는키르기즈할머니가됩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