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미국 어머니날 (5월2째 일요일)과 한국 어머니날이 같았습니다.
저는 한국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고,
아이들에게는 미국시간으로 내일이 어머니날이라고 일깨워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오후에 ‘국기 게양대’ 산에 갔습니다.
거기는 5월 이면 양귀비꽃이 만발하는 곳입니다.
우리 부부가 시시때때로 천산 계곡에 가는것은 순전히 김소장님 덕분입니다.
도시에서 가까와 보이는데도 산 초입까지 올라가려면
비포장 도로를 한시간 쯤 달려야 하고, 이런 길을 가려면
자동차에 무리가 많이 가는데도 우리를 자주 데려가 주십니다.
이 사진은 지난 해에 찍은 것이랍니다. (소장님 카메라에 있던 것)
아쉽게도 아직 양귀비가 피지 않았습니다.
가끔 이름모를 풀들 속에 수줍게 한송이씩 피어있긴 했습니다만…
곳곳에 가족들이 고기를 굽고 피크닉을 하고 있었습니다.
열살도 안 되어보이는 꼬마 목동이 아이들을 태우고 동산을 한바퀴 돕니다. 능숙해 보입니다.
키르기즈 민족이 유목민 이었잖아요. 아마도 걸음마를 떼면서 부터 말 타지 않았을까요?
가끔씩 저 아이만한 목동이 양떼를 모는 것을 봅니다.
저 소들, 풀 뜯으러 갑니다.
잔뜩 먹고 내려올 땐 배가 불룩 늘어지지요. 그때부터 되새김을 하겠지요?
좀 비켜달라는 말은 못하고 그냥 사진에 넣어드렸습니다. ^^
양귀비가 아직 안 피어 아쉬웠지만, 한,두 주 있으면 볼 수 있으려나 기대합니다.
올해는 봄에 비가 많이 왔는데 (지금도 주룩주룩), 산에는 비 대신 눈이와서 늦게 피는지?
아니면, 양귀비 밭을 갈아 뒤엎고 다른 걸 심었는지? 의심도 해봅니다.
저 빨간 꽃이 온 산을 뒤덮는다는데, 올해는 저렇게 숨바꼭질을 한다니까요.
6시 반쯤 되었는데도 환했습니다.
“어디 더 가고싶은 곳이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소장님이 물었습니다.
“골프장에 가서 햄버거와 커피 마시고 갈까요?”
이상하게도 그날은 교회에서 부터 햄버거가 먹고 싶었더랬습니다.
골프장은 또 다른 계곡 입구였지만 우리는 거기로 갔습니다.
골프장 앞길은 구멍뻥뻥난 아스팔트에 입구도 허술합니다.
비쉬켁에 하나밖에 없는 9홀 골프장인데, 현지인보다 한국 손님이 많다네요.
말타던 사람들이 골프가 재미있을까? 생각해봅니다.
햄버거는 챨콜에 직접 구운것이라 맛있었습니다.
이 먼 땅에 와서 골프장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노닥거리다니…
전에는 미처 못 느꼈던 작은 행복입니다.
클럽하우스에는 아직 사람들이 저녁시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만,
해가 지고 선선해져서 우리는 일어섰습니다.
데레사
2016년 5월 13일 at 7:27 오전
키르가 유목민의 나라였군요.
꼬마들도 말을 잘 탄다니 신기합니다.
양귀비 안 핀덕에 또가게 생겼으니
오히려 더 좋네요.
벤조
2016년 5월 15일 at 3:13 오전
그래서 운전을 거칠게 하면 말타듯이 운전한다고 하데요.ㅎㅎ
양귀비는 아마도 다 밀어버린 것 같아요. 그렇게 안 필리가 없다는데…
아무튼 좀 있다가 한번 더 가봐야겠습니다.
허리는 좀 어떤가요?
산고수장
2016년 5월 13일 at 9:25 오전
말로만 들었던 키르키즈라는 나라에 내친구가 있다니 ㅎㅎ
지구가 한 이웃이라더니 그 친구는 얼마전까지도 미국 사람이고
거기 살았었는데…
양귀비꽃은 몇송이를 보았었는데 저렇게 많이 무리지어서
재배를 하는군요.
좋은경험 많이 하시고 더 지혜로운 할머니가 되시겠습니다.ㅎㅎ
건강히 지나시고 행복하세요.
벤조
2016년 5월 15일 at 3:16 오전
저 양귀비는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마약성분이 없는(적은?) 들꽃이라네요.
고맙습니다. 산고수장님도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