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 서서
러시아어로 ‘끄라쓰나야’ 라는 말은
‘붉은 색’ 과 ‘아름답다’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는
아름다운 바실리 성당이 있고
레닌 묘소가 있고
굼 백화점이 있습니다.
물론 다른 건물들도 많습니다만, 특히
크레믈린의 붉은 성벽이 이웃하고 있어 붉은 색이 돋보이지요.
첫날 우리를 안내했던 러시아인 가이드는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광장’이라 부르고 싶다고 했습니다.
러시아 정교를 대표하는 동화의 그림같은 바실리 성당,
러시아 사회주의의 선봉 레닌의 무덤 (시신을 전시) 입구
그리고 공산주의 시절 백화점이었다가 지금은
세계 최고의 브랜드가 집결한 호화로운 국영백화점 ‘굼’,
그런것이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상상한 붉은 광장은
소련의 붉은 군대가 삼엄하게 경비를 서고
거기에 가면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걸음도 딱딱해 질 줄 알았는데
부활의 문에서 기도하는 여인을 보며
근위병 교대식에서 사진을 찍으며
굼 백화점의 맛있는 아이스크림도 핥고 다니며 긴장이 풀렸지요.
요즘 디지틀 세대라면
바실리 성당? 그거 참 장난감처럼 예쁘더라.
레닌이 누구? 시신을 왜 봐?
굼 백화점? 우와! 별거별거 다 있던데 말이 안 통해 못 샀어.
그러고 지나갈지 모르지만,
저는 붉은 광장에 섰을 때, 러시아의 정치, 경제, 종교의
복잡했던 과거를 생각하고 긴장했었단 말입니다.
그래도 붉은 광장은 저에게는 ‘복잡한 광장’이었습니다.
러시아의 과거 때문만 아니라 현재 몰려오는 관광객 때문에요.
참나무.
2016년 7월 14일 at 7:03 오전
벤조님의 여행기가 참 좋습니다.
짧은 단상같지만 깊이와 여운이 깃든…
벤조
2016년 7월 14일 at 7:58 오후
러시아는 무거운 느낌일꺼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아니었어요.
특히 건축물의 색채가 화려했어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생각 될 정도로,…
이어폰은 아직 못 찾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