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우리 아버지
"차라리잊으리라맹세했건만,못생긴미련인가…"

우리들끼리먹고마시고수다떨기바빠재롱을안떠니까,아버지께서불쑥일어나시더니

노래한곡조를뽑으셨다.

"애수의소야곡".

당신의90세생일잔치에서였다.

누가저분을90세노옹이라하겠는가!(2009년3월8일)

내가기타를배워볼까생각했던20대어느날,

아버지께서는그기타를치며애수의소야곡을부르셨다.아버지도기타를친다?

너무놀라왔었다.

내가태어남으로서아버지가되신우리아버지.

아버지는기타를만져보지도못하신줄알았기때문이다.

아버지께서카메라를메고다니실때,

아버지께서영어를배우실때,

아버지께서사교춤을배우실때,

아버지께서글을쓰실때,

아버지께서오토바이를타실때,

그땐참젊으셨지요?

풍년제과점의빵과,

삼양라면과

산요텔리비젼과

지멘스전축,

우리4남매를너무즐겁게해주셨어요.

도립병원텃밭의토마토,

뒤뜰에기르는병아리,

낚시가서잡아온붕어,

얌전히잘라놓은화장실의신문지,

그땐좀어려웠었나봐요.

큰사위는라도시계,

작은사위도라도시계,

외며느리는오메가시계,

막내사위는세이코시계,

조카사위도세이코시계,

형편이점점나아졌어요,그쵸?

맏사위는박사,

작은사위는작가,

외며느리도박사,

막내사위는의사,

조카사위도의사,

아버지의기도대로새식구들이다잘들어왔어요.

그식구들이12명의예쁜손자손녀를만들었구요.

그리고이제곧증손자도보실거예요.

북한에두고온고향식구들그리는아버지의애절한마음,"애수의소야곡".

우리는그걸듣고도모른척하며,

만세삼창을크게하고잔치를끝냈다.

대한민국만세!

우리아버지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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