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이야기
가끔고향을찾아시내를돌아다니다보면유난히국숫집이많은것을알게된다.
내생각으로진주사람들은어느지역보다도국수를즐겨드는취향을갖고있다고본다.
사실나도국수를굉장히좋아해서저녁이면집사람에게국수를해먹자고조르기도하지만국수를유난히싫어하는통에무참히거절당한것이한두번이아니다.
어쩌다내가기특한(?)일이라도했을때상으로국수를삶아주겠다고말할정도이니말이다.
5.16혁명직후내가고등학교다닐때정부에서모자라는식량을때우기위해대대적으로분식장려를했었다.
꼭그런건아니지만우리집도저녁마다국수로끼니를때우곤했다.
지금은고인이된두살아래의사촌동생과함께양푼가득담아준국수를참맛있게도먹었다.
대개멸치육수에국수를말고’끼미’로는묵은김치를잘게썰어올렸다.종종부추나물이나호박채를올리거나바지락조개를다져육수로낼때는그맛이가히일미였다.
때로는쇠고기를다져우린육수를쓸때도있었지만오히려느끼해멸치육수만못했다.
하도끼니때마다먹어역겨울때는육수에고추장을풀면그맛또한괜찮았다.
진주지역의국수로손꼽을수있는것은단연냉국수다.
내가서울서도국숫집을자주다니는데,서울사람들은냉국수의개념을전혀모른다.
그들에게다싯물을차게식혀국수를말아먹는다고설명하면고개를갸웃거릴정도다.
한번은냉국수를판다는간판을보고갔더니얼음상태의버걱거리는육수를내놓아실망하기도했다.
진주에가면중앙시장에있는국숫집을자주찾는다.
잔치국수도좋지만여름철냉국수는환상적인맛그것이었다.
그런데얼마전들렀더니주인이바뀌었는지예전의그맛이아니었다.
지금도기억하기는,수년전여름에진주에들렀다가배달되어온냉국수를먹었는데그맛이일품이었고,반찬으로죽순무침이와서한동안벌어진입을다물지못했다.
아무튼진주의국수맛은그어느지역보다빼어났다고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