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피터음악회 이야기(1)

주피터음악회(1964년당시에는’쥬피터’라고했다)이야기를할때가되었다.

주피터는내젊은날무모하게사회에도전했던’돈키호테식’의치기넘치는발자국이었다.

그러나50여년이지난지금그때를생각하면나름대로성과도있었고,젊은혈기를마음껏분출했다는측면에서긍정적인평가를내릴수도있겠다.

단언컨대내가주피터를시작한것은정서적으로메마른(당시나의생각이었다)진주에서클래식음악감상회를열어고전음악의대중화에기여해보겠다는순수한동기였음을밝혀둔다.

덕분에나는세상으로부터호된신고를당하긴했지만-.

진주고를졸업한1964년나는대학입시에낙방했다.

당시진주에서오후7시에출발하는기차를타고새벽녘서울에내려고교선배의주선으로대학인근에며칠간의하숙집을구해열심히응시했지만결과는낙방이었다.그때내생애첫상경의흔적이라면,시내구경나갔다가종로서적에들러베토벤피아노소나타전집(2권)을겁도없이거금을투자하여산것이다(피아노를칠줄모르는나는지금도소중하게보관하고있다.이책의주인이지금열심히피아노를배우는초2손녀몫이될런지).

또하나,선배의안내로극장에들러’작은아씨들(LittleWomen)’을보고동화같은내용에매료되었던기억이난다.

낙방을했으면재수준비를착실히해야할텐데엉뚱한생각이났다.

이참에공부는잠시접어두고내가좋아하는클래식음악감상회를열어보자는생각이었다.그러자면동지를구해야하는데,생각난친구가같은반에서수학했던이모군이었다(본명을밝히지못함은그친구에게이런글을쓴다고양해를구하지못했기때문이다).이군과는호주선교부에서’월광곡’을같이듣기도했었다.이군도찬성이었다.

둘은우선모임이름을’주피터음악회’로하자는데의견을모았다.주피터(Jupiter)는그리스신화에나오는예술의신이며신중의신이었다.또모차르트교향곡41번의표제이기도했다.

다음으로회원모집에앞서지도교수를모시기로했는데당시진주교대(진주사범에서1963년교대로승격했다)음악교수인박중후교수님(후에한양음대학장역임)을찾아뵙기로했다.

둘은미리전화를연락드리고3월중순쯤교대로박교수님을찾아갔다.예술가풍의온화한인상이셨던교수님은우리를반갑게맞으며커피를대접하고옆의턴테이블에디스크한장을올렸다.스피커에선’둥~둥~’팀파니소리가울리더니베토벤의바이올린협주곡이나오는게아닌가.그때의그감격이란-.

어쨌든교수님은지도교수를흔쾌히수락하시고교대2학년여학생두명을회원으로추천까지해주셨다.덧붙여젊은이들이지역사회를위해열심히일하라고격려했다.

이제정할것은첫감상회의날짜와장소,레퍼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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