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소설가김주영선생이’잘가요엄마’란자전적소설을냈다고화제다.
선생은오래전’객주’란걸쭉한보부상이야기로품격있는작품을내더니속편을낸다고해서출옥한천봉삼과월이가어떤이야기를꾸려갈지기대하고있었는데난데없는어머니타령이라궁금했다.
하기야예전에낸’어부는갈대를꺾지않는다’를통해그와아우의고단한삶을소개하긴했다.
동생이남의아기를업고방아를찧는엄마를보고"나는한번도업어주지않으면서…"하고우는장면이나술찌개미를아침끼니로먹고등교했다가용의검사시간에선생님께술먹었다고벌을받는사연등등가슴뭉클한이야기가많았었다.
하기야우리의어머니란소재는비단소설뿐아니라모든예술의무궁무진한보고이니까-.
어머니얘기가나온김에나도반세기가넘은웃지못할이야기를하나하련다.
초등학교시절만해도사변직후라먹거리가참귀했다.
끼니때면반찬이래야김치,된장찌개에잘해야멸치조림이나단무지였고,가끔씩은북어포무침이나오징어포무침이밥상에올라숟갈질을바쁘게만들었다.
그때귀하고인기가있었던것이단연계란이었다.
요즘은흔한게계란이지만당시는계란구경하기가정말힘들었다.
간혹도시락을싸온애들가운데’계란후라이’라도가져온애가있으면모두들선망의눈초리를보낼정도였다.도시락반찬이래야고작김치나단무지였으니-.
집에서도마찬가지였다.
나는장남이라아버지와함께쌀밥을먹었고,동생들은항상못마땅한얼굴로쳐다보곤했다.
그러다보니내게만좋은반찬을먹일수없었다.그렇지만따뜻한밥에계란을깨어넣고간장을쳐서비벼먹는것을좋아했던나는계란이먹고싶다고어머니를졸라댔다.
하루저녘은식사를하는데아무래도어머니의눈치가이상했다.
그렇지만미련한나는눈치없이따끈한밥을옆에있는내몫의시래기국에다가덥석말아버렸다.
밥이국그릇에들어간다음에야나는아차하고벌어진입을다물지못했다.
밥공기밑바닥에계란이노란자태로얌전히있었던것이다.
어머니는동생들이볼새라밑바닥에계란을깨어놓고간장까지부은후밥을펐던것이다.
밥을한숟갈뜨고나면일러줄요량이었는데내가방정맞게국그릇에선수를쳐버린것이다.
어머니는"어이구~못난것"하시며내게꿀밤을먹였고나는꿀밤은둘째치고계란을국에말아버린것이원통해서울음을터트렸다.
동생들은고소하다는눈길로빙글거리며쳐다보고있고-.
어릴적추억한토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