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를 추억하며 1 – 그의 모습

안녕하세요,슈베르트선생.

서양음악사를보면기라성같은작곡가들이등장합니다만,그수많은분들가운데저는유독슈베르트선생을만나뵙고얘기를나누고싶은생각이들때가많았습니다.

물론,꿈같은얘깁니다만직접만날수없다보니이처럼글을통해넋두리를풀고있네요.

저는슈베르트선생을만났다고가정하고앞으로몇회가될지모르는이런저런이야기를나눌까합니다.

분명히천국에계실,왜냐하면선생은수많은이들에게주옥과같은곡들을통해사랑을베풀었으니분명천국에계시리라믿고제넋두리를들어주십시오.

제가선생을처음만난건초등학교시절담임선생님이들려준선생의’군대행진곡D장조'(D.733)를들을때였습니다.그때그보무당당했던음악은어린가슴에깊이새겨졌지요.

또홍난파선생이초등학교국어교과서에쓴세음악가의이야기에서’모차르트는귀족들을위해작곡했고,베토벤은대중들을위해작곡했으며슈베르트는친구들을위해작곡했다’는글이오래도록제기억에남았습니다.

그후중학교에선가음악시간에’보리수’를배우면서"성문앞우물가에서있는보리수"는즐겨부르는노래가되었고,1년선배가만돌린으로연주한’세레나데’는소년의가슴을참설레게만들었지요.

고교시절고전음악에눈떠면서슈베르트선생의전기를읽었는데그책을다읽고는너무도안타까왔던선생의삶에한동안밤잠을설치기도했답니다.

특히테레체그로브를사랑하게되었고,그녀와결혼하기위해그럴듯한일자리를찾았지만여의치못해연인을단념해야만했던그대목에선제가슴이다먹먹할정도였습니다.

역설적이지만,선생이요즘태어났다면그샘솟듯하는악상으로아무리못해도음대작곡과교수로보통수준이상의삶을살았을터이고마음에드는짝을만나평생해로를했겠지요.

그랬다면외로움으로친구들과폭음을하거나고독에지쳐창기를만났다가병으로수명을단축해야하는불상사도없었을거구요.

제가책이나디스크재킷으로보는선생의얼굴은참으로감성이넘쳐흐르는단아한얼굴이지요.

곱슬머리에안경을쓰고약간미소를띤얼굴은누구에게도호감을주는형이고요.

그렇지만학자들은선생이머리가크고몸집은작은기형(奇形)이고,안경은고도의근시라고주장하고있습니다.

게다가선생의삶을다룬영화를보면,말년에선생은알코올에취하고값싼여자들에빠져히히덕거리며얼간이같은짓거리를일삼는’놈팽이’정도로묘사되고있으니정말이럴수가있나요.

저는슈베르트선생이그렇게초라하고절제없는분으로보진않습니다.

직업이라곤서른한살의삶을사는동안아버지가교장인초등학교에서삼년남짓임시교사노릇이전부이지만선생에겐참으로훌륭한친구들이있었지요.

슈파운,쇼버,포글은학식있고나름명망가들로그렇게값싸게인생을망가트릴사람들이아니지요.

선생을위해’슈베르티아데(Schubertiade)’도만들어사교활동을했었고,1823년이후그모임이사그라지긴했지만젊잖게처신하던선생이말년에그렇게망가지진않았을거라고저는믿습니다.

다만절친하던친구들이곁을떠나자외로왔을터이고경제적으로쪼달리다보니심신이지쳤겠지요.

그래서폭음도하고,끼니도제대로챙기지못했을건뻔한노릇이니육신은한없이사그러들었겠지요.

이심신의피로가누적되어한창나이에생을마감할수밖에없었을것이라고생각합니다.

그렇지요?슈베르트선생.

저는선생의죽음에관한억울한누명을벗겨드리고싶습니다.

오늘은이만줄이렵니다.

선생,천국에서편히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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