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이문열은소설’변경’2권제20장’사라호의추억’에서1959년9월17일의’사라호’태풍에관해자세하게기술하고있다.
인터넷검색을했더니,태풍사라(sarah)는그해의14호태풍으로9월17일새벽제주에상륙,남해안일대를초토화시킨20세기최고의초대형태풍이었다고한다.
중심기압은905헥토파스칼,초속33.5m로최대풍속은39.2m였다고-.
이태풍으로인한피해규모는인명피해849명,이재민25만5천여명,건물피해8만1,534동,선박피해5,437척이며재산피해는661억여환(당시)이상이었다.(현재가치론3조원이넘지않을까)
특히거제지역은산사태로많은인명피해를입었던걸로기억한다.
‘사라호’가찾아온그날은추석이었다.
당시14세로중2였던나는추석날아침할아버지를따라장대동에있는친척집의차례를지내기위해갔었다.
지난밤부터내리기시작한비는폭풍까지동반해서차례를지내는대청마루에창대같은빗줄기를퍼부었다.
항상명절이면망건에갓을쓰시고두루마기까지입으셨던할아버지는사정없이몰아치는빗줄기를보며몇번이고혀를차셨다.
겨우차례를끝내고음복과식사를하시던할아버지는갑자기마당으로내려서시더니심하게구토를하셨다.
그리고는몇숟갈떠시지도않은밥상을물리셨다.음식이잘넘어가지않는다는말씀을힘없이하시고는-.
오후늦게비가그쳤을까.
친척집을나와장대파출소있는길로가려니벌써길에는누런황톳물이차서거의허벅지까지차올랐다.
어른들은까딱하면섬뚝(옥봉남동돌다리로부터남강교에이르는높이10m,길이300m이상의뚝으로바깥은남강,백사장과채소밭이있었고,뚝안쪽은주택이있는시내였다)이터지거나강물이넘어진주시내가물바다가된다고수군거렸다.
저녁밥을먹고어른들몰래호기심으로섬뚝에나갔더니황톳물이섬뚝1m밑에까지찰랑찰랑넘실대고있었다.
비가그치고구름사이로둥근달이떴는데도도히흘러가는물은바다를연상케했고,강건너칠암지역의대나무밭도물에잠겨형체만겨우드러내고있었다.
아마칠암지역은엄청난피해를입었으리라.
추석날부터병석에드신할아버지는물조차삼키지못하는투병을하시다가석달만인그해음력11월추운날하늘나라로가셨다.
태풍’카눈’이내일우리나라에상륙한다고야단이다.
이런태풍소식을들을때마다휘몰아치던’사라호’의광풍과폭우,할아버지의모습이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