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진주중앙시장

(이미지사진)

진주중앙시장은내어릴적동경의대상이었다.

그곳에가면뭐든지살수있고,뭐든지먹을수있었으니까-.

그래서어머니가장보러가는시간쯤되면일부러집안을맴돌았다.

어머니가"야,시장따라갈래?"하고말씀하시면그때부턴’천국’이었다.

그리고속으로’오늘은뭘사달라고하지?’생각하며행복한고민에빠졌다.

진주가서부경남의중심지역이다보니중앙시장은규모도컸고점포나판매하는상품의가짓수도많았다.

정확한연도는알수없지만시장의개설은아마조선시대로거슬러올라가야될성싶다.

요즘마트나백화점에가면없는물건이없지만,중앙시장은옛날부터모든상품들을갖춘종합백화점이었다.

초등학교시절시장에가면식품가게에서눈길을끄는게있었다.

큰유리병에담긴빨간열매였는데역시빨간물에담긴게무척먹음직스럽게보였다.

뒤에알고보니매실이었다.

일본사람들이즐겨먹던것으로’우메보시’라고불렀다.

짜고시어서한알이면도시락하나를비운다고했다.

진주중앙시장에서손꼽히는건해산물이었다.

지척에사천,삼천포가있다보니밤새잡아온싱싱한생선들이새벽녘이면중앙시장에진열되는것이다.

가격도엄청싸서진주사람들은싱싱한도다리,병어,전어등을쉽게사먹을수있었다.

그것은70년대까지만해도진주-삼천포간운행되었던기차덕분이었다.

사천에서조개를캔아주머니들이악착같이새벽기차를타고중앙시장에서장사를했다.

하여,진주에서생활력강한사람을’사천개발(조개)장사’라고불렀다.

지금도눈에선한건꾸물럭거리는갯장어를도마에박은못에걸고칼집을내어껍질을벗기던아줌마들의날쌘손길이다.갯장어껍질을벗기는데5초도채안걸렸을것이다.가히달인이라고할만했다.

그갯장어를우거지와같이끓여낸장어국은담백하고개운한맛이추어탕은비교가되질않았다.

또생각나는게즉석어묵(오댕)이었다.

잡고기들을기계에넣고갈아접시에떠서펄펄끓는기름에넣으면금방고소한어묵이되어둥둥떴다.

기름을털어내고호호불며한입먹으면그고소함이란어디에도견줄수없었다.

뭐니뭐니해도시장의백미는먹거리다.

중앙시장엔수많은음식점들이있어늘사람들로북새통을이루었다.

특히갓삶은국수를멸치육수에말아부추,호박채를고명으로먹었던물국수와냉국수는지금까지도사랑을받고있다.

아구탕,돼지국밥(국수),비빔밥,각종부침개도빼놓을수없는먹거리였다.

이밖에도돼지고기순대,녹두죽,팥죽,콩죽등도시장에서맛볼수있었다.

지금은진주중앙시장이현대화되어좋은건물에서장사하고있지만,내추억의중앙시장은겨우함석으로지붕을덮었던5,60년대의난장(亂場)이다.

요즘아무리백화점,마트의인기가높다하나,사람냄새가나고인정이넘치는재래시장의멋을따라갈순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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